한중 FTA 6차 협상이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부산에서 진행됐다. 한중 FTA의 규모는 그간 FTA를 체결한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클 뿐만 아니라 농산물 부분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중 FTA가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살펴본다.

한·중 FTA 농업인 간담회 개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1일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농민단체 대표 24명을 초청해 ‘한·중 FTA 농업인 간담회’를 갖고 피해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 장관은 “한·중 FTA 협상 과정에서 정부와 농업계 사이에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 진척 상황을 계속해서 설명하겠다”며 “6차례의 협상을 통해 우리 농산물의 민감성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했고, 이런 성과는 협상이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갈 때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 농업인 간담회’에서 농식품부는 협상 추진 동향을 설명하면서 초민감품목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일반품목의 경우 10년 내 관세철폐, 민감품목은 10년 초과~20년 이내 관세철폐로 의견이 모였다. 그렇지만 초민감품목은 현재까지 양허(개방) 제외, 관세 부분 감축, 저율관세할당(TRQ) 설정까지만 합의됐다.

농식품부 담당자는 “일반품목이나 민감품목 관세는 언젠가는 없어지기 때문에 초민감품목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초민감품목의 처리 방식을 다양화하면서 농산물이 우선 배정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2.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한·중 FTA 농업인 간담회’에서 정부와 농업계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을 최소화하며, 우리 농산물의 민감성이 반영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농업인들, 한중 FTA 농업붕괴로 이어진다

한중 FAT 관련해 한농연을 비롯한 농업단체들은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한·중 FTA 6차 협상 저지 투쟁’을 실시했다. 농업단체들은 한·중 FTA 체결은 농업에 불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농산물이 지금도 낮은 관세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FTA로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농축수산물이 폭넓게 개방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400만 농어민의 생존권은 물론, 5,000만 국민의 식량주권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농민단체의 의견이다.

지난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이 FTA 체결 시 10년 동안 국내 농업의 피해액은 24조원에 달하며 채소·과실류 피해만도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미 FTA 체결 향후 15년간 전체 농업분야의 피해 추정액 12조 2,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한·중 FTA 체결은 우리 농업에 있어 하나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하다. 친환경농산물의 재배 등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만 수출보다는 수입이 훨씬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앞서고 있다. 한·중 FTA는 지리적 인접성과 농·수·축산물 생산 구조의 유사성 등으로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비록 자동차·철강 등 업종의 판로 확대에 따라 비교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생명의 근간인 농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부는 먼저 농·수·축산 품목을 협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미 협상을 거울삼아 서두르지 말고 농민과 농업전문가들의 의견을 철저히 수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