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의 확대와 예산 복원, 미래세대를 위한 먹거리 예산 복원을 위해 친환경 생산자·소비자 1,000여 명이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모였다. 참가한 이들은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 먹거리 예산 복원!’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 이경민 기자 

삭감되어가는 친환경농업예산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농업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산과 탄소중립-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2021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기후체제인 파리협정이 출범했고, 우리나라도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양을 제로(0)로 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의 현실은 온실가스 배출량 0가 아닌 친환경농업 예산 0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친환경농업 전환을 위해서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책과 관련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친환경 먹거리 예산을 전체적으로 삭감시켰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과 ‘초등돌봄 교실 과일 간식 지원사업’ 등 이른바 먹거리지원사업은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에도 종적을 감췄으며, 친환경 직불금 예산 또한 증액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미래세대를위한 먹거리 공공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있는 현실에친환경생산자와 소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먹거리 예산 복원 및 친환경 직불금 등 친환경농업 예산 확대를 촉구했다. 전량배 한국친환경농업협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결의대회는 민중의례를 시작으로 주제영상 시청, 각계발언과 결의문 낭독의 순서로 진행됐다. 

기조발언을 강용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친환경농업을 육성한다는 정부의지는 예산 편성에 달려있는데, 정부에서는 2년 연속으로 친환경농업예산을 삭감했다”며 “친환경직불 예산 확대와 친환경먹거리 예산을 복원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옥자 전국먹거리연대 상임대표는 “임산부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은 정부에서도 모범사업으로 발표했지만, 현재 이 사업 예산을 반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중앙정부 예산 삭감으로 지자체에 부담이 전가됐고, 사업이 점차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김연희 두레생협연합회 부회장은 “기후위기 앞에 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올해 파종을 4번이나 한 농부님도 있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것에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공동대표는 “저출산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임산부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과 친환경농업관련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친환경농업인들은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친환경 직불금 확대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먹거리 예산을 복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면밀하고 심층적인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친환경농업의 확산을 위해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친환경 직불금 예산 확대 △임산부·초등어린이를 위한 친환경먹거리 정부예산 복원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위한 먹거리기본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대회를 마친 뒤, 연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