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식품연구원, 매운맛 등급 설정을 위한 분석법 개발-

고춧가루의 얼큰한 맛과 후추의 알싸한 맛이 섞여있는 음식의 매운맛은 어떻게 측정할까? 매운탕, 볶음음식 등 다소비 매운맛 음식의 매운맛을 한번에 측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표준연구센터 정승원 박사팀은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과 후추의 매운맛 성분인 피페린(piperine)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엄격한 유효성 검증절차를 거쳐 식품분석 유효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승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분석법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를 이용한 측정방법으로 고춧가루의 캡사이신과 디하이드로캡사이신을 후추의 피페린과 동시에 분석함으로써 식품 중 매운맛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2회 이상 개별 측정해야 하는 방법을 동시에 분석 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의 분석법보다 4배 이상 빠르게 분석할 수 있도록 개발한 방법이다.     
앞서 한국식품연구원은 2009년 고추장의 매운맛 정도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한 바 있다. 이 기술을 응용하여 현재 국내 시판되는 고추장은 ‘순한맛’부터 ‘매우 매운맛’까지 5단계의 매운맛 정도를 표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운맛 측정기술은 캡사이신(capsaicin)과 디하이드로캡사이신(dihydrocapsaicin) 등 고춧가루에 포함되어 있는 매운맛을 측정하는데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인의 매운맛 다소비식품인 매운탕, 짬뽕, 제육볶음 등에는 고춧가루 이외에 후추가루, 양파 등 다양한 매운맛 재료들이 포함되어 있어 캡사이신과 디하이드로캡사이신만으로 매운맛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기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매운맛 정도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승원 박사는 “보통 식품 중 고춧가루와 후추의 매운맛 성분을 조사하기 위해 1년에 약 5,000점의 시료를 분석하는 데 8,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새 기술을 적용하면 4,000만원 정도로 2배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분석소요시간도 4분의 1로 크게 줄이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식품 생산업체는 물론 각 지자체·연구소 등에 기술을 제공해 매운탕, 제육볶음, 닭볶음탕, 낙지볶음 등 고춧가루와 후추로 매운맛을 내는 우리 음식의 품질 표준화를 유도하고 국내 소비 확대는 물론 해외 식품시장의 한식 세계화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생강의 진저롤(gingerol), 겨자의 이소티오시아네이트(isothiocyanate) 산초의 산쇼올(sanshol), 강황의 커큐민(curcumin) 등 식품재료로 사용되는 매운맛 성분의 정밀, 동시분석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승원 박사의 이 기술은 현재 식품 분석 분야의 국제적 교과서격인 ‘Journal of AOAC International’에 게재가 확정되었으며 내년 초순쯤에 게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