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 소장 고봉철(010-9138-5218)
기후변화로 모든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해마다 경신되는 극한의 날씨에 우리는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 이런 전례없는 날씨는 사회, 경제 등 모든 산업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고, 우리 농업농촌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난 9월에는 가을태풍이 제주를 쓸었다. 연이은 태풍 내습으로 정식기를 맞은 마늘 등 겨울채소는 때를 놓쳤다. 한편 지난 11월은 중순부터 하순까지 평균기온은 15.6도로 역대 가장 높았고 11월 전체 평균기온은 15.5도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예상치 않은 이상고온은 마늘, 양파 등 겨울채소 생육을 지나치게 왕성하게 했다. 생육상황 조사결과(11월 15일 기준) 마늘 초장은 33.4㎝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9㎝보다 2.5㎝ 더 길었다. 반면 엽수는 올해 4.7개로 지난해 6.3개보다 1.6개 적었다. 파종이 늦었기 때문이다. 생육적온을 넘는 기온은 무름병 등 병해충 발생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마늘은 벌마늘, 스펀지마늘, 양파는 분구 및 추대 등 생리장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12월 지금은 대설과 한파로 농작물은 언 피해가 우려되고, 토양 과습 및 일조 부족으로 양수분 흡수가 저해되어 생육이 저조할까 걱정이다. 마늘과 양파는 11월 하순만 해도 생리장해를 줄이기 위해 남은 기간 질소질비료를 적정 시비하며 웃거름을 너무 늦게 주지말라고 당부하였는데 불과 며칠사이에 엽면시비를 권유하고 있다.
기존에 해오던 모든 농작업과 병해충 관리는 달라져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날씨는 농작물 생육 및 병해충 발생 양상을 바꾸고 예년과 같은 관리로는 예년과 같은 생산을 기대할 수 없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예방을 위해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계파종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며 적기 파종을 유도하고, 멀칭방법을 달리하며 재배방법을 바꾸고, 신속한 병해충 예찰과 방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농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 정해진 농작물 관리, 병해충 방제 방법을 고수하기 보다는 날씨와 농작물 생육에 따라 기민한 대응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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