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친환경농업은 크게 도약했다. 특히 국내 친환경농업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 IFOAM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하기에 이를 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두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환경농업의 현위치를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것은 친환경농업인들이 짊어져야할 숙제이다. 이에 농민신문과 (사)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회장 박성직)가 ‘친환경농업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지난달 12일 농민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박종구 농민신문 농정부장의 진행으로 열린 이번 좌담회는 정부와 농협, 그리고 농민과 연구기관에서 참석해 의미있는 토론을 펼쳤다. 이에 정리해 본다. 

요즘 친환경농업의 트렌드는?
좌담회의 첫 테이프를 끊은 강용 학사농장 대표는 “친환경농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친환경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친환경 농산물과 그렇지 않은 농산물 가운데 선택을 하라면 대부분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할 정도로 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직 (사)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장은 “대도시 농협에서 친환경으로 소비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결과다”라며 “친환경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도시 농협은 물론 정부와 기관에서는 적절한 대응책 마련과 친환경농업 재도약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친환경농업이 주는 의의를 되새겼다. 

친환경농업이 보완할 점은?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온 친환경 농산물은 여러 기술적면에서 상당히 안정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농업인은 기술면에서 일반 관행 농민들에게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지속적으로 이런 기술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 친환경농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직접지불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생산 의욕을 고취시키고 판로 부분도 다양하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 농식품부 사무관은 “정부도 소비촉진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 제3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 년 계획부터는 생산 중심에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과 유통 소비 가공으로 정책대상 범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농업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어려움은?
강용 대표는 “현 친환경 정책은 관행농사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만 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친환경농가들이 효율적 규모화가 되지 않고 연관산업 발전도 더디다”고 밝히며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충이다. 일반 병해는 어느 정도 예방 매뉴얼이 정해져 있지만 해충은 대책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유통에서는 한살림과 생협 및 대형마트 등에서 요구하는 품목들이 달라서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성직 조합장은 “친환경농업인들에게는 원활한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어렵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전문매장이 따로 있어야 한다. 서울지역 1,000여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급식센터가 강서구에 하나밖에 없다. 이 한곳에서 그 많은 학교에 시간 맞춰 공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서울 지역 동서남북에 급식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길 연구위원은 “친환경농업이 살아나려면 자재 산업이 살아야나야 한다. 농업과 자재 산업이 보조를 맞춘다면 친환경농업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며 “자재 회사도 마찬가지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한 보완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이상준 사무관은 “신뢰 확보는 크게 보면 인증농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와 직결된다. 정부는 인증 농가가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기술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도별로 대학 내 연구센터를 설립해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박성직 조합장은 “책임 있는 기관이 친환경 생산과 유통관리를 맡아야 한다. 그래야 신뢰 확보가 이뤄진다. 농협에 불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할 기관은 농협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친환경급식을 예로 들면 서울은 이미 농협이 책임지고 할 수밖에 없고, 경기·충청 일부 지역도 농협에 의뢰했다. 의뢰받은 농협은 국민건강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성실함을 보여 줘야 하고, 외부에서는 농협을 믿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