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농산물 판매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마케팅을 알고 나니 즐겁습니다.” 윤선박사는 농산물유통을 전공한 경제학 박사로 농산업 브랜드 스토리 텔링, 상품차별화, 가치창출 등을 농산업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다. ‘이익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집단’인 고객만을 바라보며 마케팅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해바라기 마케팅. 월간친환경에서는 고객에서 답을 찾은 해바라기 마케팅을 연재한다.

집근처 호수에서 사람들을 배로 실어 나르는 밀턴과 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론의 배는 나무배로 역한 기름 냄새가 나고 찢어진 좌석에다 시끄러운 소리, 곰팡이까지 있었으며, 물이 스며들었다. 밀턴의 배 역시 쿠션이 없어 딱딱했으며 종종 물벼락을 뒤집어쓰게 되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고객들은 불평하면서도 마을에 두 대의 배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배를 탈 수 밖에 없었다. 밀턴과 론 두 사람은 마을 사람들을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 경쟁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밀턴이라는 사람은 일주일에 이틀을 쉬었고, 론은 매일 일을 했다. 론은 밀턴이 일을 하지 않는 날, 일을 독점해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밀턴은 편히 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배를 만들었다. 드디어 넓은 짐칸, 넓은 시트, 조용한 엔진, 한꺼번에 빠르게 10명을 나를 수 있는 큰 배를 만들었다. 결국 론은 열심히 일했지만 소비자들이 밀턴이 가져온 새로운 배만 타게 되면서 수상택시를 그만 두게 되었다.

- 빌 비숍 ‘관계 우선의 법칙’, 경영정신, 2001

밀턴이 했던 것과 같이 고객의 불만이 무엇이고 그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고객의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만족요소보다 불만요소가 훨씬 더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케팅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불만요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단지 불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때로는 새로운 상품개발의 아이디어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엎드려서 바닥청소를 하는게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고 편하게 청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서서 편하게 밀기만 하면 되는 오늘날의 스팀 청소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 그 예이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소비자 불만이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바꿔 회사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농산업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넘쳐나는 멋진 상품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안전할까?’, ‘제품에 표기된 내용이 과연 맞을까?’, ‘혹시 속아서 사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신으로 인해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농산업에서 소비자 불만이 많았던 것들 중 하나는 ‘속박이’였다. 위에는 좋은 제품, 아래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제품에 많은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느낌까지 갖게 되었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결하고 신뢰를 높이는 제품으로 ‘한눈에 보이는 1단 딸기’가 등장하기 도 하였지만 경영자는 팔 것을 생각하고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책임이다. 화장품의 생산원가는 10~20%이다. 나머지가 마케팅 비용이다.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 비용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농산물이 공산품과 다른 특성이 있다고 말을 하지만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다를 것이 없다.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먼저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농산물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생산단계와 더불어 유통단계, 그리고 소비단계에서 고객이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제품 만족을 넘어서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그럼 마케팅이 무엇인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필립 코틀러의 사례를 통해 농업 분야에서의 적용방향을 살펴보자.

마케팅에 대해 필립 코틀러는 남태평양 섬의 원주민에게 신발을 판매한 조사원, 영업사원, 마케팅 전문가의 예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예화에서 꼭 살펴볼 것은 바로 고객의 욕구에 관한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는 먼저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살폈다. 그리고 발에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점을 강조하며 신발의 필요성을 인식시켰다. 신발을 신게 되면 발에 염증이 안 생긴다고 설득했다. 물론 이것은 신발을 신지 않아서 발에 생기는 병에 대해 힘들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박스처리> 필립 코틀러 ‘미래형 마케팅’

조사원 “여기서는 신발을 안 신기 때문에 시장이 없다.”

영업사원 “신발을 안 신기 때문에 엄청난 시장이 생길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 “신발 신으면 발병이 안 걸린다고 말했고, 5,000 켤레 판매가 예상됩니다."

마케팅 전문가의 설득

추장에게 신발을 신으면 발병이 없어진다고 말하자 그는 열광했다.

한 켤레에 10달러 가격이면 부족의 70%가 신발을 살 것으로 추측했다.

“신발을 섬으로 가져오는 유통비용은 6달러 선으로 이곳에 투자를 하면 첫해에 2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이며, 예상수익률은 20%로 우리의 평균 ROI가 15%인 점을 감안할 때, 현지 투자가 가장 적절한 방안이다.”

첫 해에 5,000켤레의 판매가 예상되었다.

- 필립 코틀러, ‘미래형 마케팅’ 홍콩 회사의 남태평양 신발 판매 전략이야기-

이 사례를 농업분야에 적용해 정리해 볼 수 있다. 현재 농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첫 번째 조사원과 같은 사고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농산업에 뭔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주위에 성공한 사례를 보니 열심히 한다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면 영업사원의 발상이다.

농산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가와 같은 사고를 가져야 한다. 왜 내가 재배한 농산물을 고객(추장)이 구매해야 하는지 이유(발병)를 설명하고, 가격결정(10달러), 판매량 예측(5,000 켤레), 유통비용(6달러), 유통방법(섬에서 생산해 이동), 평균 수익률(내가 이것을 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일을 한다면 벌 수 있는 수익과 현재 농산업에서 벌 수 있는 수익) 등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위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생산만 중요시 할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마케팅 개념을 가져야 한다.

마케팅 활동은 모든 경영활동의 전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해야 한다. 즉 생산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 조사를 통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등 발생할 수 있는 실패의 요인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세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