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중 유기농 인삼 재료가 제일 비쌉니다. 대부분 계약재배를 하다보니, 현장에서 꼼꼼히 점검해보게 됩니다. 실례로 6년근 수확시 인삼포 1칸(3.3m²)당 0.5~1체(375~750g) 정도 생산되는데 일반재배보다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더 귀하고 소중해서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는 있습니다만…. 향후 유기농 재배시 어느 정도의 적정 수확량이 확보되어야만 생산자 유기농 농업인도 가공업체도 경쟁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경남 거제시 거제면 거제사슴영농조합 / 김수민 ☎ (017) 624-5496

지난 2013년 2월호에 충북 영동의 ‘심마니에서 유기인삼 재배인으로 전업한 진짜 친환경 농사꾼’ 김래영 씨 취재때 거론되었던 안정적 소득보장이 되는 100% 계약재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이렇게 어렵게 재배한 인삼을 전량 수매하고 그것도 높은 가격에….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 박기춘 박사에게 부탁, 김래영 씨 유기농 인삼을 100% 계약재배하는 업체에 대해 취재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곧바로 답이 왔다. 구정전이라 바쁘기는 하지만 괜찮다고. 그래서 이번호에는 생산자가 아닌 가공업체의 눈으로 본 유기농 인삼에 대해 취재해보자 한다.

“저희 영농조합법인은 1차 농산물을 단순 가공하는 회사입니다. 농축, 즙, 주스, 분말, 절편 등의 형태로 가공하여 소량 다품목 생산하고 있지요. 2011년 대비 2012년 작년에는 홍삼제품을 약 50% 정도 적게 가공하였는데 이중 5% 정도만 유기농 인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략 수삼 가공은 연간 12~13만체(1체 750g임) 정도 합니다. 그리고 전체 생산품중 홍삼 30%, 녹용 20%, 도라지 20%, 나머지 흑마늘, 알로에, 배즙, 도라지배즙, 헛개 및 블루베리 주스 등을 전량 한살림, 생협, 친환경 농산물 취급매장(초록마을, 한마음공동체 등)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6년근 유기농 인삼액(김래영 씨 인삼으로 가공했다고 강조)을 권하면서 회사 소개를 하는 김수근 대표이사. 설대목을 앞둔 2월 6일, 분주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온종일 내내 차분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2차 가공사업은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게 판매, 마케팅인데. 어떻게 그 어려운 생협 등에 납품할 수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김 사장은 차 한잔을 더 권하면서 어렵게 말문을 연다. “저는 2000년까지 서울에서 7년간 대림산업에 근무하다 아버지의 부름에 거제도로 내려왔습니다. 그 당시 장기간 온천개발 붐때문에 49만 5,000m²(15만평) 사슴목장 경영이 악화되어 있었지요. 나름대로 돌파구가 필요했기에 이것저것 다해보았지만 3년간 빚만 더 지고 재자리 걸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사슴농장 일부 6만 6,000m²(2만평)에다 두릅 밭을 개간하고 한살림과 생협 등과 계약재배를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1년 후 수확 시즘에서 산사태로 거의 두릅 생산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그때 참 난감하고 앞이 깜깜하더군요. 한살림과 생협 등 납품처에서도 미안해하며 묘안을 찾던중 그 대안으로 1회에 한해서 녹용 농축액을 판매하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지요. 2004년 당시 이들 납품처에서는 바른 먹거리만 골라 먹어도 건강한데 별도의 건강식품 섭취 및 취급은 거의하지 않을 때였지요. 그래서 먼저 1주간 예약을 받았는데 2억 정도의 물량이 들어왔고. 진짜 성심성의껏 생산을 다해 납품했는데 너무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또 그렇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렇게 좋은 인연이 되어 10여년 가까이 고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4대 사회악 중의 하나로 ‘부정식품 척결’을 선정, 대대적인 단속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에 대해 기자가 묻자. 김수민 대표이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입장 표현을 한다. “이곳 사슴영농조합법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당일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남도내 2차 가공업체중 가짜 무농약 유기농 생산품 및 함양 미달제품 등을 생산한다는 제보를 받고 식약청에서 직접 조사받았지요. 온 창고를 다 뒤져 원료검사 및 완제품의 성분검사, 청결 오염상태 까지 철저히 받았지만 아무 문제없다고 최종 결과가 나왔지요. 아마 10여년간 한살림과 생협 등에 납품하면서 원료 하나하나에서 부터 생산품까지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도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지요.” 매사 겸손해하며 작은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김사장. 마지막으로 친환경 가공업체의 어려운 경영여건에 대해 물어봤다. “참 어렵지요. 1차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만. 우선적으로 생산자 농업인을 먼저 생각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소량 다품목으로 해쳐나가고 있습니다. 경영도 가족 경영으로 똘똘 뭉쳐 내실 경영을 하고 있고요. 40여명 직원들이 밥 먹고 같이 살아가니까요.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정직하게 하다보면 돈, 그냥 따라오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