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바이러스는 각종 농작물과 화훼류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데 독보적이다. 이에 따른 생산량 저하는 당연지사. 품질, 품종, 생산량 등 농업 전반에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주는 식물바이러스는 조용한 암 덩어리처럼 급속도로 퍼져 작물을 병들게 한다.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비아이지는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작지만 강한 기업, 식물바이러스 방제의 명가(名家) (주)비아이지를 찾았다.

식물바이러스 대책 미흡
파프리카·오이·참외·수박·딸기·백합·난·선인장 등 소득이 높은 작목재배에 바이러스는 크나큰 불청객이다. 그러나 그 피해의 심각성에 반해 아직까지 바이러스에 대한 실용적인 방제제가 개발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주)비아이지 정종상 대표는 “각종 식물체와 농산물의 국제 교역량이 증가되면서 국내에 존재하지 않던 외국의 병원성 식물바이러스마저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방제제 개발은 매우 부족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농산물 생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실용적이면서 광범위한 식물바이러스 감염억제제의 조속한 개발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식물바이러스를 방제하기 위해 저항성 품종을 개발하거나, 발병된 식물을 포장에서 제거하는 등 물리적인 방법이 진행되고 있지만 효과 면에서 한계가 따른다. 이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열 치료 등이 시도 됐지만 바이러스의 완전한 제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열에 민감한 식물조직에 해를 입힐 수 있어 실용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화학적 방법도 시도됐다. 말라카이트 그린(Malachite green), 악티노마이신(actinomycin D)과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식물체로부터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실험실 수준에서 일부 이용되었다. 또한 리바비린(Ribavirin)도 항바이러스제로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항바이러스제들은 바이러스제거에 효과는 있지만 식물체의 생육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특히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적인 고농도에서는 치명적인 약해를 초래하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생물적 방제의 효능
이와 같이 바이러스 방제의 어려움 때문에 생물적 방제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 중에서도 동종 바이러스에 대한 교차방어 효과에 근거한 약독 바이러스의 이용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실용화 된 예도 있다. 그러나 약독 바이러스는 대상 식물이나 환경조건에 따른 변이체를 발생시킨다. 또 인공적인 약독인 경우 포장에서의 안정성이 떨어져 병원성을 회복해 다른 작물에도 피해를 줄 수가 있어서 지속적인 방제대책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최근에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바이러스저항성 작물이 일부 개발되었으나, 여러 종의 바이러스가 복합 감염하는 경우에는 방제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GM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으로 아직까지 상용화되기에는 어려움도 있다. 따라서 식물체의 생육이나 생리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이며, 직접적으로 바이러스의 감염 또는 증식을 억제시킬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원예작물에 나타나는 바이러스의 발생양상은 여러 종의 바이러스가 복합 감염돼 피해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에 정 대표는 “새로운 식물바이러스 방제제 개발 방향은 여러 종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제제의 개발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이 및 토마토 바이러스병 방제 성공
㈜비아이지는 천연물질을 이용한 친환경 바이러스 방제제를 강원도농업기술원 권순배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한약재나 차로도 끓여먹는 천연 원료를 사용한 강력한 항바이러스제 ‘안티브이’를 개발했다. 특히 제품은 오이 녹반모자이크병(Cucumber green mottle mosaic virus, CGMMV)를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데 탁월하다.
CGMMV은 1935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60년대 후반 일본에서 크게 발생해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내열성이 강해 90℃ 이상에서도 완전히 불활성화되지 않으며 기주작물 없이도 토양 내에서 1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병원성을 유지하면서 농가를 괴롭힌 바이러스다. 안티브이는 또한 토마토 반점 위조 바이러스(Tomato spoted wilt virus, TSWV)를 방제에도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비아이지가 개발·상업화한 안티브이는 이러한 식물바이러스의 문제점을 발견해 광범위 식물바이러스에 대해 방제 효과를 얻은 제품이다.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작물에 처리했을 경우도 새롭게 자라는 신초 부위에는 병징 발현이 없고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독특한 작용기작을 갖고 있어 바이러스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정종상 대표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의 식물바이러스병 방제제 개발도 머지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며 식물바이러스 시장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