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을 치지 않아 새들의 먹이터가 된 무수골 논 속에 어떤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논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는 생물들도 있다. 하지만 벼가 쑥쑥 자라는 6월의 논에서 맨눈으로 논생물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논 속 생물 관찰하는 날에는 준비할 도구들이 다양하다.

먼저 준비물에는 채집통과 뜰채 그리고 생물을 하나씩 올려놓고 관찰할 샬레, 또 아주 작은 물속 생물을 확대해서 봐야 할 루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논생물들은 손으로 만질 수 없기에 붓과 스포이드도 관찰 필수 준비물이다. 논생물 채집을 안내하고 해설하는 안내자들은 무수골 논생물들을 만나러 온 방문자들에게 친절하고 꼼꼼하게 설명을 한다.

“뜰채로 바닥을 살짝 긁은 다음 뜰채를 논물에 살살 흔들면서 논흙을 걸러주고 논생물들을 물이 담긴 채집통에 넣으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논 속에 산다면 어디에 살까요? 논바닥에 있을 수도 있고, 벼 뿌리 쪽에 있을 수도 있고, 둥둥 물살따라 움직일 수도 있고 다양하겠지요~ 이런 걸 생각하면서 벼에 상처 내지 않고, 생물도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잘 채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10분 정도의 채집이 끝나면 다 함께 한자리에 모여 관찰한다. 모두들 채집된 많은 생물을 보고 신기함과 놀람의 수다가 오고 간다. 6월답게 올챙이들이 많이 채집된다. 개구리 올챙이, 도롱뇽 올챙이들을 보면서 논이 양서류의 산란지로 중요 서식지라는 걸 알게 된다. 논해설사는 호기심의 질문을 하고 집중을 하게 한다. “개구리 올챙이와 도롱뇽 올챙이의 다른 점은 뭘까요? 도롱뇽의 올챙이는 개구리 올챙이에게 없는 나뭇가지 모양의 털 같은 아가미가 3갈래로 나 있고, 개구리 올챙이가 뒷다리부터 나오는 데 반해 도롱뇽의 올챙이는 앞다리부터 나온다는 점이 다르지요. 또 다른 특징은 개구리 올챙이는 꼬리가 점차 줄어들어서 개구리가 되면 꼬리가 없어지는데, 도롱뇽 올챙이는 성충이 되어도 꼬리가 그대로 있답니다.”

무수골 논은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이다

무수골은 다양한 잠자리들의 서식처다. 왕잠자리 유충 같은 경우는 워낙 크기 때문에 물속에서 올챙이를 잡아먹기도 하는데 이게 또 성충이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역전되어 잠자리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기도 한다. 꼬리처럼 생긴 기관아가미 3개를 가지고 있는 실잠자리 유충도 눈길을 끈다. 잠자리 같은 경우는 등과 측면을 잘 보면 가시가 있는데 이 가시의 유무와 가시의 길이를 관찰하여 어떤 잠자리인지 동정을 한다. 실잠자리, 밀잠자리, 북방아시아실잠자리 등 이름도 다양하다. 물방개와 아주 유사한 물땡땡이도 있다. 물땡땡이는 유충 시절에는 육식을 하지만 성충이 되면 초식과 육식을 하는 잡식성으로 변한다. 그리 흔했던 물방개는 2009년 대한민국의 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 동·식물 후보 종에 선정되더니만 2017년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어 옛날처럼 맘대로 사육할 수 없는 소중한 곤충이 되었단다. 무수골 논에서는 꼬마줄물방개, 잔물땡땡이, 부성애가 강한 물자라도 서식한다.

무수골논은 벼들과 논생물들이 공생하는 생태계 보고다.

무수골 논에서는 논에 서식하며 썩은 유기물을 먹어 벼가 살기 좋은 토양으로 바꿔주는 깔따구, 실지렁이 등이 논생태계 안에서 1차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돌 밑에 많이 살기 때문에 이름이 붙은 돌거머리, 말매미, 말벌과 같이 크다는 뜻으로 이름이 붙은 말거머리 등 거머리도 볼 수 있다.왕우렁이, 또아리물달팽이, 삼각산골조개를 비롯해 소금쟁이, 송장헤엄치게, 방물 벌레뿐만 아니라 지름이 1~2mm인 아주 작은 외눈박이 생물 물벼룩도 볼 수 있다. 이런 물속 생물인 잠자리, 하루살이, 개구리를 기반으로 생태계가 연결되다 보니 양서류를 잡아먹는 파충류와 조류가 오게되고 더불어 고라니를 비롯해 포유류도 볼 수 있다. 밥 한 그릇 속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살고 있을까? 무수골논은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생지이다. 무수골의 논환경을 여러분의 애정이 어린관심과 사랑으로 소중히 지켜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