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평생 유기농사를 짓고 있는 정선섭 농부님. 70대 후반의 나이에도 새로운 농법에 도전하고, 연구하는 정선섭 농부의 유기벼 재배 비법을 소개한다.

| 이경민 기자

5월에 할 일

논갈이

모내기하기 전에 논을 갈고 시비를 해 써레질을 하는 것을 논갈이라고 한다. 로터리 작업은 수분이 올라와 건토효과가 없으며 정기적으로 논갈이 작업을 해야 토양이 강조되는 효과가 있다. 여러 번 경운하면 논이 밭 상태가 되어 벼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3~4회 논갈이 방법으로 12년째 볏짚만 넣고 다른 양분을 투입하지 않은채 시험 재배를 하고 있는데 수확량도 기존과 비슷했다. 이는 여러 차례 논갈이로 건토효과가 높아져 공기 중 질소를 끌어들인 효과(건조한 토양에 관개하는 경우 양분 가용률이 높아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잡초 방제를 위한 써레질

논갈이 후에는 써레질을 해준다. 써레질은 땅을 평평하게 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잡초 방제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내기 전 4월 20일경 첫 써레질로 물달개비나 벗풀의 종자를 표층으로 이동시켜 발아를 촉진시킨다. 모내기 전 5월 21일경 두 번째 써레질로 싹이 올라온 논을 한 번 더 갈아준다.

모내기

충남 아산을 기준으로 모내기는 5월 25일 이후에 하며 벼 사이 간격을 띄워 드물게 심는다. 이는 우렁이 활동하기 좋은 수온에 이앙하기 위함이다. 관행 벼는 이앙과 동시에 측조시비를 하지만 人자 농법에서는 측조시비를 하지 않고 모내기를 한다. 모는 1포기에 3~5개가 적당하다.

6월에 할 일

잡초관리

잡초관리는 생육 초기부터 시작한다. 잡초가 자라면 벼 수량과 품질을 떨어뜨리므로 적기에 제초작업을 한다. 모 이앙 전 논갈이와 써레질을 2회 이상 한다. 심수관개(물을 깊이 대는 관개방법)를 하기 위해 평탄작업 후 논둑을 높이는 작업을 한다. 논물 깊이는 8cm 이상으로 한다(땅 표면이 드러나지 않고 우렁이가 활동할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우렁이는 논물이 많아야 활동을 한다. 이앙 후에는 우렁이를 방사해 제초한다. 논둑에 자라는 잡초는 동력 제초기를 사용해 제초한다.

유기농으로 벼를 재배하는 경우, 논둑에 제초제를 살포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논둑에 농약을 살포하는 경우 인증취소 사유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논둑도 유기농으로 관리해야 한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말고 예취기로 잡초를 제거하거나, 논둑 윗면을 부직포 등으로 덮어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관리한다.

우렁이 방사

1. 방사 준비

우선 논두렁을 높여 논물을 깊게 가두어 우렁이가 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 이후 도랑 주변에 망을 쳐서 우렁이 유실을 방지한다.

2. 우렁이 투입량은 100평당 1~2kg을 2회에 나누어 방사한다. 작은 우렁이를 쓸 땐 큰 우렁이 절반가량의 무게를 써도 된다.

3. 방사 시기는 써레질 직후 또는 이앙 후 3일 이내 실시한다. 써레질 직후 흙이 질어서 이앙 작업이 어렵다. 써레질과 이앙 기간 잡초가 자라는데 이때 제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써레질 직후에 우렁이를 넣지 못하면 이앙 후 3일 이내 방사한다.

4. 패충류(물벼룩 등)는 우렁이 집단 폐사의 원인이 되므로 사전에 방제한다. 방제 시기는 우렁이 방사 전날 또는 방사 당일 오전에 방제 후 우렁이를 방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