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친환경 (58.♡.18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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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언론을 통해 ‘새집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소개되면서 일반인에게까지 친숙하게 되었다. 새집으로 이사 간 이후 원인 모를 두통과 구토를 경험한 사람들도 ‘아, 그것이 새집 증후군이었구나’싶을 게다. 그 원인은 건물 마감재와 건축자재 등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독성이다.

 

출처: 생태지평연구소

 

1. 인간에게 집은 ‘제3의 피부’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건축재료 중 단열재료 쓰이는 것은 화학제품이 대부분이다. 인체에 유해하고 버릴 때 자연으로 쉽게 돌아갈 수 없는 재료들인 것이다. 전에는 건물 전체를 난방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난방을 하다 보니 단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나 요즘은 대부분 건물 전체에 냉난방하기 위해 단열재를 많이 쓰게 된다.
그러다 보니 더욱 화학재료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볏짚이나 수수 등의 자연재료를 건물 구조체에 첨가해 단열성능을 강화하기도 하였으나 요즘은 이와 같은 자연소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날 현대화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생애의 80~90% 가까운 시간을 건물 내에서 보내게 된다. 이는 건물의 내부공간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형성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의복이 인간에게 제2의 피부라면 집은 제3의 피부이다. 따라서 건축 재료는 살에 닿는 의복과 같이 화학적·물리적인 영향을 막아주는 기능은 물론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고, 이미 사용하여 오염된 공기는 외부로 나가게 하는 최대의 환기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요즘 잘 지어졌다고 하는 건물이나 집들을 보면 대리석이나 유리, 합금, 합성수지 등 비싼 재료들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재료들은 자체적으로 통기가 불가능해서 인공적인 환기장치를 통해서나 외부공기가 드나들어, 두통이나 피부가려움증 등의 건물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인간의 생활방식은 자연 자원의 공급에 매우 의존적이나 현재의 문명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의 공급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자원의 순환활용과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건축물은 많은 자연자원의 결정체이므로 그 생산 및 폐기과정에서 공급과 처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건물에서 생산되는 각종 폐기물도 자원의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2. 자연과 소통하는 건강한 집
1)흙
흙은 우리 인류와 함께 한 가장 오래된 건축재료 중의 하나이다. 흙이 건축 재료로 이용된 것은 인류역사 발전과 시초를 같이해 원시시대 토굴이나 동굴에서 생활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기후에 따라 추운지방에서는 땅 속으로 파 들어간 움집형태로, 더운 지방에서는 지상으로 올라 온 흙집으로 점토를 이겨서 쌓거나 흙벽돌의 형태로 집을 지었다. 흙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온변화가 큰 우리나라에서도 최상의 건축자재로 건축 대부분에 사용되었다. 이는 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자연재료일 뿐만 아니라 흙이 갖는 고유의 기능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흙이 건축 재료로서 갖는 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흙의 습도조절기능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집에서 콘크리트 벽들은 항시 건조한 상태에서 집안의 습도를 모두 빨아들이고 그 나마 여름철 장마 때에는 집안 가득 습기를 한 가득 머금게 된다. 겨울철 난방으로 실내가 많이 건조해지거나 또는 건조한 봄날에 자고 일어나면 콧속이 한껏 말라있던 것을 한두 번 경험하였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옛날 우리네 살림집에는 흙과 볏짚으로 마감을 해서 습한 날에는 일정정도 습기를 흙에서 머금고 있다가 건조해 지면 또 흙 속에 있는 수분을 밖으로 방출함으로써 어느 정도 수분조절 능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습도조절 기능이 있기 때문에 흙집에서 자고 일어나면 우리 몸이 편안한 것을 느끼게 된다.

둘째, 흙은 단열성이 뛰어나 열 차단효과가 우수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셋째, 흙의 공기정화 기능이다. 흙은 미립자 틈틈이 바람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고 오염물질 제거효과가 있어 항상 신선한 공기를 유지시켜 준다. 그래서 인지 요즘은 황토제품이 건축물의 내장 마감재에 많이 첨가되고 있다. 황토벽지, 황토몰탈, 황토보드 등이 그렇고 황토벽돌도 꽤 많이 사용되고 있다.
넷째, 항균·방충효과를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토양 미생물과 효소작용에 의해 항균·방충·탈취효과가 탁월하다. 흙의 항균이나 방충효과 같은 것은 실제 정밀한 측정기로 측정을 해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자만 탈취효과는 대번에 느낄 수 있다.

 

이렇듯 흙은 기능적으로 우수한 면도 있지만 흙으로 집을 지었을 경우 무너진 뒤에도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완벽한 흙으로 돌아가므로 건축 폐기물 발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좋게 평가되는 흙이 최근 우리네 건축현장에서 도외시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늘날 고층 주거형태와 편리함, 화려함에서 기인하게 됨을 알 수 있다. 흙이 갖는 단점은 물에 약하고, 구조상 고층이 어렵다는 것, 흙벽 또는 흙바닥의 크랙현상이 나타나고, 모양이 단조로워 현대인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문제의 인식, 특히 새집에서 오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점들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건강한 건축 재료의 요구가 커지고, 이에 황토와 같은 자연 재료가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친환경 건축자재, 건강한 건축자재로 개발되고 있다. 벽지, 몰탈, 보드, 타일 등의 일반 마감재에 황토를 첨가하거나 황토만으로 마감재를 생산함으로써 황토가 갖는 기능을 집안 내에서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자재들의 생산이 활발하다.
다만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점은 이렇게 생산되는 제품 역시 부분적으로 화학적 첨가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토의 크랙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백시멘트나 아크릴 성분의 혼화재를 섞을 경우 황토 본연의 탈취, 습도 조절 기능은 떨어지게 되고 이것이 분해 된 후 완전히 분해 된 후 완전히 자연으로 무리 없이 돌아간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황토 벽지를 바를 때에 화학성분의 접착제를 사용하다면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될 것이다.

따라서 흙의 고유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요자로 하여금 다양한 선택의 폭을 누릴 수 있는 제품개발이 요구된다. 친환경관련 산업이 상대적으로 발달된 독일의 경우, 흙에 첨가하는 혼화재로 카세인이나 볏짚, 코르크 등을 분쇄해 사용하며, 흙을 바른 후 그 위에 식물이나 돌 등의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색소를 도색함으로써 건강한 황토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