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집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은 단연코 집 값 상승일 것이다. 그 다음이 바로 새집 증후군이다. 문화가 변화하니깐 과거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단어들이 생겨난다. 집을 새로 지으면 뭐가 문제이기에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올까? 과거에는 왜 이런 말이 없었을까?
1. 외부 환경과 소통하자어느 지역이나 그 풍토에 맞는 가옥 문화가 있다. 지역 특성에 가장 잘 맞는 생활환경을 토착문화라고 하는데, 이는 문화가 서구화되는 곳일수록 더욱 더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과거에는 없던 문제들이 생겨난다. 물론 과거에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고 있다.
토착문화는 그 지역의 모든 생명체와 무생물체를 고려해서 생겨난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지진이 잦고 고온다습하다 보니 전통적으로 다다미 구조에 나무로 집을 짓고 나막신을 신었다. 건축 자재 중에서 습기를 가장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로 나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 가옥은 어떤가. 한마디로 흙이다. 일본 가옥의 특징이 나무라면 우리 가옥의 특징은 바로 흙인 것이다. 흙의 가장 큰 특징은 온도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다는 점이다. 그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흙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주 시원하다. 시멘트로 지은 요즘 집은 에어컨을 아무리 강하게 틀어도 흙집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덥다. 흙은 추울 때는 외부의 차가운 기운을 방어해 주는 역할을 하고, 더울 때는 강한 햇빛 복사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왜 일본은 나무고 우리는 흙일까? 우리나라가 일본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온도 변화가 심하다는 것인데, 온도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건축자재가 바로 흙이다. 실제로 우리문화 전반에는 흙에 대한 내용이 매우 많다. 흙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흙을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이 황토제품이다. 황토는 아토피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지장수라고 하여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 장을 해독시키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여기서 해독은 황토에 들어 있는 미생물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잡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의 전통 가옥은 순환구조다. 순환구조의 장점은 실내에 곰팡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콘크리트로 지은 집은 폐쇄구조라서 외부와 잘 소통되지 않는다. 통풍이 잘 되는 옷이라야 몸에 이롭듯 집도 외부와 소통이 잘 되어야 실내에 이상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2. 환기를 자주하자
우리의 전통가옥인 초가집과 기와집은 흙과 풀, 기와, 나무 등 자연소재로 짓고 창문도 문도 한지를 발라 집 안과 밖이 서로 순환되었다. 외부의 미세먼지는 막으면서도 바람은 잘 통해 집 자체가 숨을 쉬는 구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양옥집과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빈틈없이 짓다 보니 바깥 환경과 단절되어 마치 밀폐용기 같다. 집 안과 밖의 온도차로 인해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습기가 있는 곳에 왕성하게 몰려드는 곰팡이는 아토피에 치명적이다.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하자. 집 밖의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여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집 안의 유해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극심한 황사가 있는 날이 아니라면 집 밖의 공기보다 집안의 공기가 훨씬 나쁘다. 만약 설치가 가능하다면 바람이 통하도록 유리창에 환기팬을 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새집, 예쁜 집이 위험하다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은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집을 짓는 재료인 시멘트부터 페인트, 합성벽지, 접착제, 단열재 등이 우리 몸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을 장기간 뿜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집의 구조 자체가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독성물질들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온다. 건강한 사람도 잦은 감기와 알레르기, 천식, 비염, 가려움 증 등에 걸릴 정도이니 면역체계가 불안정한 아토피 아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새 집보다는 지은 지 적어도 3년 이상된 집이 안전하고, 부득이하게 새집에서 살게 되었다면 환기를 많이 해서 독성물질을 내보내야 한다.
최근 인테리어나 집 고치기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젊은 엄마들 사이에 스스로 물건을 고치고 집 안을 꾸미는 DIY(Do it Yourself)가 유행이다. 특히 아이 방을 꾸미는 데 큰 정성을 쏟는데, 오히려 잦은 공사 등으로 인해 아이의 아토피 피부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
인테리어 과정에서 방문과 가구 등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도배를 다시 하고, 바닥을 다시 깔기 위해 본드를 마구 사용한다. 당연히 새 집 못지 않게 독성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재료나 소재 등을 잘 따져서 인체에 무해한 것을 선택하고, 공사 과정에서도 마감재나 접착제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를 위한 예쁜 집이 오히려 아이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4. 새 물건을 집안에 두지 말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책 등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온다. 특히 새물건은 독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바로 주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새 책 같은 경우 종이 자체가 가공 과정에서 화학약품 처리를 한 것이고, 인쇄를 한 잉크에서도 독성이 많이 나온다. 새 책에서 풍기는 잉크 냄새만 맡아봐도 얼마나 독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새 장난감도 대부분 플라스틱 제품으로 아이에게 해롭다. 따라서 새 책이나 새 장난감 등 새물건은 가능한 집 안에 두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꼭 필요해서 샀더라도 유해물질을 충분히 바람에 날려버린 후 집 안에 들여놓도록 하자.
5. 아이 방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자
아토피에는 온도와 습도조절이 관건이다. 집도 그에 맞게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 피부의 자극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아이 방은 습기가 많은 공간을 피해야 하며, 특히 햇볕이 잘 드는 남쪽 방이 밝은 기운을 줄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바닥에는 난방 열선을 적게 깔아서 조금은 서늘하게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 아토피에 좋다.
그리고 가을과 겨울에 난방을 하면 집안의 공기가 건조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위해 집집마다 가습기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가습기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습기가 많은 곳에 곰팡이가 모여들기 때문이다. 특히 가습기 내부는 자주 씻고 관리하더라도 항상 습기가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곰팡이가 많이 번식하게 되고, 그것이 수증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당연히 아토피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가습기보다 오히려 제습기를 사용해 공기 중에 불필요한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피부의 자극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리고 환기를 자주 하는 것도 집 안과 밖의 온도 차이를 줄여서 집 안의 건조함을 해소하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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