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생 100세를 기준으로 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퇴직 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살아야 하는 현실이 축복인지 재앙인지는 준비하는 사람에 따라 엇갈리게 될 것이다. 고령화라는 삶의 혁명적 변화에 장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와 염려가 더 엄연한 현실에서 수명이 개인의 행복에서 갈수록 큰 변수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새해 벽두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팀의 한국인의 기대수명 변화 예측결과인 ‘100세 쇼크’는 우리에게 노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지고 있다. 박 교수팀은 올해 만 40세인 남성의 절반(47.3%)이 94세를, 같은 해 태어난 여성은 절반(48.9%)이 96세를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과장됐다’고 가볍게 넘기지만 정작 박 교수는 오히려 의학발달속도가 과소평가된 것 같다고 반문한다. 장기나 조직의 이식이나 교체기술, 인공장기 및 조직의 양산(量産), 각종 호르몬 대체요법, 유전자 조작 등 가시권에 있는 미래의학 변수를 대입하면 현재 40세 남성의 절반이 120세 이상 살 것 같은 것이 그의 ‘감’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지난 50년 사이에 거의 30∼50년 늘어났다. 미래학자들은 수명연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이 120세나 심지어 150세를 사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한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서울 시민은 96만 6,441명으로 전체 서울인구의 9.25%를 차지했으며 90세 이상 노인도 2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수명의 질(質)인 것이다.
2011년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0세(남 77세 여83.3세)인데 건강수명은 70세 정도라는 것이다. 차이가 나는 10년은 병에 걸려 고통을 받는 기간으로 기대수명은 급속도로 늘어난 반면 건강수명은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는 건강하지 못한 세월이 30, 40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 교수는 넉넉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절실한 것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혈관질환의 경계를 지적한다. 적극적인 건강관리로 병을 예방하고 병이 생기더라도 조기진단, 치료함으로써 후유장애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치매, 실명 등 다 혈관의 병인만큼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흡연 등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를 강조했다.
마침 영국의 경제학자 조지 매그너스는 고령화시대의 경제학이란 책에서 ‘인구고령화는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가장 큰 변화’라며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떤 문제가 유발되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고령화 논란의 핵심은 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령화 쇼크를 극복하려면 국가는 물론 국민 개개인이 고령화에 대비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 못지않게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공공정책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러한 문제를 자유 시장에 맡겨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은 ‘젊음, 늙음, 밤’이라는 글에서 “젊음은 듬직하고 강건하고 사랑을 담고 또한 우아하고 힘차고 매혹이 있다” 그런데 “노년도 거기에 못지않은 우아함과 힘과 매력을 지닌 채 찾아온다”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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