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머물러 사는 산’이라는 운주산. ‘운주산 자연휴양림’이 국내 최초의 승마자연휴양림이라는 기대감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영천지역은 조선 초부터 말(馬)시장이 유명했다는 전통과 영천대마(大馬)의 명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혜안(慧眼)이라고 나름 해석하면서……. 운주산 실내승마장에 들어서자 트랙을 투덕투덕 도는 말굽소리만 울렸다. 교관, 기승자는 물론, 1일 체험자인 나도 말의 호흡에 젖어든다. 성정이 예민한 말이 놀랄까 ‘보현’의 등에 조심스레 올랐다. 잠시라도 교관이 눈을 뗄까 조마조마~. 완벽한 태권도 기마자세로 옆 트랙을 도는 초등생의 절도 있는 모습에서 평형성과 유연성이 베나온다. 의젓하고 아름답다. 쭉쭉 뻗은 리기다소나무가 울창한 산악승마코스를 달린다. 흩날리는 송화가루 흩뿌리는 피톤치드! 생각만 해도 별빛처럼 맑은 기운이 스민다. 승마의 대중화 확산과 다양한 승마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의 전망이 밝다.  
나오는 길에 한창 성역화 사업이 분주한  임고서원(기념물 제 62호)에 들렀다. 이곳 영천이 ‘단심가(丹心歌)’의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1337~1392)의 고향임을 새삼 알았다.
보현산 천문과학관에 이르는 영천댐 길은 짙어지는 봄빛에 굽이굽이 절경을 드러낸다. 만 원권 뒷면 도안으로 사용된 동양최대의 광학망원경을 보유한 보현산(1,124m) 천문대로 가는 길목에는 영천보현산 천문과학관이 있다. 동영상관과 고성능 천체망원경 등 최신설비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자랑이다. 제8회 보현산 별빛축제(4.21~4.24)는 어른들에게는 별빛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정각별빛마을 비닐하우스에서 맑은 토양과 물에서 자란 보현산 미나리에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된장을 얹어 싸먹었다. 지난 해 8월 파종해 수확했다는 싱싱 미나리의 향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은 웰빙먹을거리의 종결자였다.   
영천은 국내 한약유통의 30%, 470종이 유통되며, 중풍치료의 명성으로 한의학이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 신활력산업으로 한방특화도시로 조성된 한약재 전시관을 찾았다. 약첩과 약탕기 모습의 한방캐릭터 ‘한이와 약이’가 현관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동선을 따라 나오고 보니 한약의 처음과 끝이 한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