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해맞이공원에서-

설악의 비선대(飛仙臺)
깎아지른 계곡 기암괴석
단풍 진 자리에 설화(雪花) 꽃잎 날리다.
---설악동 지나 내물치(설악해맞이공원)
‘인어연인상’ 위에...

침묵의 바다
‘물에 잠긴 마을’ 삽작문 열고 봉당 올라
거친 숨소리 토할 때마다
돌아눕는 갯바위 ‘마을처녀’의 입술이 뜨거웠다.

퍼덕이며 용틀임하는 바다는 단호했고 끈적였다.
소유와 상실은 한 이름
한 끝이 풀리면- 한 끝에선 감기는 거라며
바다는 쑤셨고 토닥거렸다.

-슬픈 전설은 전설로 가라-
처연한 자리 갯바우 위
오늘 눈꽃 맞으며
‘사랑이 이루어지는 바닷가 마을’엔
‘인어연인상’이 있었다.

선홍빛 연꽃잎에 싸 안겨
삼백육십오 날 달려온 
새해 경인년(庚寅年) 햇살이 억겁 결로 풀린다.
무궁세세
감긴다.
                              (이순희 2009. 12. 28)

 설악해맞이공원  / (희망의 광장 : 설악산의 정기와 동해의 물결이 합쳐 그 빛이 설악해맞이 공원에 모여시민과 관객들에게 새로운 비젼과 희망을 주는 광장)
 설악산 입구 대포항 해안에 위치한다. 1977년 당시 풍랑으로 초토화된 마을의 주민을 이주시키고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앞에는 동해를, 뒤로는 웅장한 설악산을 감상할 수 있는 가족공원이다. 이곳은 본래 내물치(內勿淄)라고 불렸던 곳으로 지명에 관한 유래가 전해진다. 조선 중기 송시열이 함경도 덕원에서 유배지인 거제도로 가는 도중 이곳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머무르게 되었고, 마침 폭우로 물이 불어 며칠 더 체류하게 되었으며, 송시열이 물에 잠긴 마을이라며 ‘물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인어연인상 / 


 당시 이 마을에서 물질을 하던 한 처녀는, 결혼을 약속한 총각이 풍랑으로 조난당해 돌아오지 못하자, 3년동안 갯바위에 앉아 그리워하다 숨졌다. 동화속 인어공주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마을처녀가 사랑하는 이와 영원히 함께 하도록 조형물을 세웠다.
그 후 이곳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바닷가 마을’로 연인들의 명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