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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25 13:02
[현장] 1박사 1농부 - 돌려짓기, 녹비, 효소, 커피박을 활용해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늘봄농장 유순복 농부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15  

경기도 여주 금사면에 위치한 늘봄농장 유순복 농부는 쉴 틈이 없다. 출하를 앞둔 당근, 양배추를 살펴보고,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준비한다. 작업이 끝나면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작물에 넣어줄 다양한 미생물들을 트럭 한 가득 싣고 분주한 발걸음을 옮긴다. 4,000여 평의 면적에서 50여 품목이나 되는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달에 만나는 1박사 1농부의 주인공은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등 50여 품목을 재배하고 있는 부지런한 유순복 농부다.
ı국립농업과학원 박광래, 심창기, 김민정 박사·이경민 기자

유기농업. 그 험난한 발걸음을 시작

“시장에 가면 물건 취급도 못받았죠. 얼갈이 한 박스를 500원에 판 적도 있어요. 박스 값이며, 하차비, 인건비 합치면... 뭐 돈을 주고 판 거죠. 워낙에 팔 곳이 없어 고아원 같은 곳에 봉사도 하고, 어렵게 친환경으로 키운 무, 배추 다 고아원에 가져다 줬죠.”
여주 늘봄농장의 유순복 농부는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은 유기농 12년차로 경기도에서도 이름난 유기농부이지만, 친환경농업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생산하는 기술도, 판로도 확보하지 못한 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와 5년만 농사를 짓자는 남편의 말을 믿고, 이 곳에 정착한 그녀는 40여 년간 꾸준히 땅을 지키며 농사에 전념했다. 물론 처음부터 친환경농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논에 농약을 뿌리다 농약중독으로 쓰려진 남편이 응급실로 실려 간 이후 두 부부는 농약이라면 진저리를 치며 농약 없는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했다. 어렵사리 시작한 친환경농업은 두 부부에게 큰 시련이었지만 성실한 두 부부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친환경농업을 공부했다.

단독 농가에서 꾸러미를 시작

50여 품목을 재배하는 늘봄농장은 단일농장으로 친환경꾸러미를 시작한 최초의 농가 중 하나이다. 50여 가지 작물을 재배하면서 직거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꾸러미를 판매하게 된 것이다.
“저농약부터 시작해서 유기농 12년차가 되었습니다. 초기에 인터넷으로 직거래 판매를 시작하다보니 단골 고객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매주 수요일 꾸러미를 보내고 있습니다. 매번 같은 품목을 보내기도 미안하고, 품목을 바꾸다 보니 신경도 쓰이고 해서 꾸러미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고객들이 계속 꾸러미를 해달라는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품목을 심고, 꾸러미 배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늘봄농장에서는 꾸러미를 팔아도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자식에게 농산물을 꾸려서 보내는 것처럼 하나라도 더 넣어주고 싶은 유 대표의 마음이 불룩해진 꾸러미에서 쉽게 드러난다.

유기농기술포인트1벌레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

주작목인 브로콜리는 봄 작기와 가을 작기 2번을 실시한다. 12월 26일경에 파종을 실시해 이듬해 2월 20일 정식을 한다. 한 번에 모두 심는 것이 아니라 2~3차례 나눠 12월 말, 1월 중순, 2월 초 정식을 하며 수확은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실시한다. 아무리 늦어도 6월 이후까지 재배하지는 않는다. 벌레가 유난히도 좋아하는 브로콜리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충의 세력이 너무 왕성해져서 재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벌레의 활동이 억제되는 시기에만 재배를 한다.
“예전에 노지에서 2,000평 정도 브로콜리를 심었는데 벌레의 피해가 너무 커서 수확도 못하고 로터리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벌레를 없애기 위해 여러 자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시기를 피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 작기는 8월 말에 심어 1월 까지 수확을 합니다. 8동의 하우스에 수막 시설을 해서 겨울에도 문제 없이 수확이 가능합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2돌려짓기+녹비작물
유순복 농부는 돌려짓기와 작기 사이에 녹비작물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12월에 파종한 브로콜리를 수확한 후 청보리나 수단그라스 등의 녹비를 심는다. 여름에 1미터까지 자라는 녹비는 갈아엎은 뒤 다음 작물을 준비한다. 브로콜리 재배 → 녹비 → 당근 → 녹비 → 브로콜리의 순서로 돌려짓기를 실시하고 있다.

유기농기술포인트3자가제조 퇴비+효소로 영양공급
영양공급의 경우 매년 깻묵과 톱밥을 1:1 비율로 혼합해 다양한 미생물을 넣어 8개월간 후숙시킨 자가제조 퇴비를 100평당 500kg 시비한다. 자가제조 퇴비와 유박을 함께 넣어주고, 부족한 영양분은 농업기술센터에서 공급해주는 미생물 등을 활용하고 있다.
“저희 농장에서는 땅에서 나오는 것은 다시 땅으로 돌려줍니다.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브로콜리를 수확하고 잘라낸 대궁은 브로콜리의 영양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당밀과 설탕에 재워서 효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효소를 작물에 살포하면 좋은 영양분이 되어준다. 브로콜리 뿐만 아니라 양배추와 당근의 경우에도 나온 부산물을 효소로 만들어 각각의 작물에 공급해 준다.

유기농기술포인트4커피박, 클로렐라 활용
유기농 양배추 재배를 실시하는데 달팽이는 큰 골칫거리였다. 농약을 사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유기농 양배추에 농약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 알려준 커피박은 달팽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었다.   “커피 유인트랩도 쓰고, 커피 유박을 뿌려서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일손도 줄이고, 달팽이도 잡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양배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엽채류에도 활용할 수 있어서 커피박의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또한 클로렐라도 꾸준히 활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250~500배로 처리한 결과 엽채류와 근채류의 생육 촉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경도까지 증가해 저장성도 좋아졌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커피박 퇴비는 작물 생육 뿐 아니라 병해충 발생 억제에도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커피박 퇴비를 토양에 처리한 결과 엽채류에서 잘 나타나는 모잘록병, 균핵병, 시들음병, 뿌리썩음병의 병원균 밀도가 크게 줄었고, 잿빛곰팡이병과 점무늬병에 대한 항균력도 크게 증가했다.
“학교급식을 진행한지 5~6년 정도 됐습니다. 여주에서는 처음 6농가가 모여 학교급식에 납품을 했는데, 지금은 45농가까지 확대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해 정성스럽게 키운 유기농산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납품되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해결되어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한 농산물을 공급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