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군내면에서 부친과 함께 본인의 이름을 걸고 유기농장을 가꿔온 유기명인이 있다. 전남 진도군의 김주헌 주헌유기농 농장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의 월동무와 시래기는 진도 해풍과 솔향을 맡으며 대자연 속에서 생산되고 있다.

김경윤 기자

진도 해풍, 솔향, 그리고 40년 유기농이 만든 농장

남쪽으로 진도읍에 접하고, 북·동·서쪽 삼면으로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진도 군내면. 반도형상으로 삼면이 바다인 만큼, 맑은 해풍이 사시사철 불어오는 곳이다. 군내면에 위치한 주헌유기농 농장(대표 김주헌, 전남유기명인)의 1월 날씨는 매서운 바닷바람으로 차고 주헌유기농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위풍당당한 소나무숲에서는 솔잎이 바람에 쓸리는 자연음이 들린다. 주헌유기농 농장의 역사는 지난 1984년 김주헌 대표의 부친 김종북옹이 군내면으로 내려와 유기농으로 수도작과 월동무를 생산하면서 시작됐다. 근 40년 동안 유기농으로 가꿔져온 농장에서 월동무가 해풍과 솔향을 맡고 자라고 있다.

2대에 걸쳐 가꾼 주헌유기농 농장

“최근 저온저장고 시설, 냉동저장고 시설, 그리고 단순가공전처리시설 기기 등을 들여 농장을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농산물들이 버려지지 않고, 월동무 전체가 소비자들에게 전달 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 끝내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진도 흰눈을 맞으며, 김주헌 대표는 농장에 대한 설명, 현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故원경선 대표의 풀무원과 정농회에서 활동하던 김종북옹은 유기농 재배지를 찾다가 땅끝 진도 군내면까지 내려왔다. 84년 당시는 진도대교가 개통 전으로 배로 바다를 건너 진도에 입도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리농법으로 유기농 수도작을 하다가 진도에 있던 일본계 종자회사의 채종포를 보고 월동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진도 월동무가 시작됐다

필지에도 유기농이력제 했으면

주헌유기농 농장은 진도군 최초의 유기농 인증 농장이다. 사실은 유기농인증제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유기농장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만큼 흙이 살아 있고 화학비료가 전무한 땅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의 충해방제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땅힘을 살리는 검증된 유기목록공시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흙살림의 충해방제 자재를 선호했다. “월동무지만, 땅에서 100일, 하늘에서 100일을 거쳐 자랍니다. 12월경 무를 수확하게 되는데 파종은 9월부터 시작되지요. 나비애벌레, 무잎벌레 등의 피해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흙살림 자재로 충해방제 작업을 효율적으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김 대표의 고민은 유기농 재배단지를 지속적으로 지키는 일과 유기농의 공익적 가치를 보다 더 널리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중소규모 유기농재배 농가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특히 필지에도 유기농이력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필지에도 유기농이력제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땅이 얼마나 오랜기간 그리고 단절감 없이 유기농을 이어 왔는지는 굉장히 중요하고 소비자의 알권리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농민들의 유기농 정신을 고취시키고 재배 농산물을 차별화하는 것에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철 식탁 위의 보약, ‘시래기’

시래기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겨울철,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소중한 먹거리였다. 오늘날에도 시래기는 특유의 구수함과 식감으로 나물, 국, 조림, 찌개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시래기의 대표적인 영양소는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체내의 각종 노폐물 배출은 물론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를 돕고 장내 수분을 흡수해 변비 예방과 함께 장내 노폐물 배출을 도와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