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개원해 2대에 걸쳐 알로에는 재배하는 한림알로에. 허병문 농부는 2대째 유기농으로 알로에를 재배하는 농부이자, 농진청 지정 현장교수, 농업 신지식이다. 껍질째 먹는 사포나리아를 재배해 식용은 물론, 다양한 가공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알로에 선도 농업인 허병문 농부가 이달의 1박사 1농부의 주인공이다.
1농부_허병문•1박사_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박광래

이경민 기자

풋사과 맛이 나는 맛있는 알로에. 사포나리아

전 세계 알로에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억 400만 달러이다. 이 시장은 2021~2027년 예측 기간 중 8.9%를 넘는 건전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세면용품, 퍼스널케어 제품, 약용 등으로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알로에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알로에 재배는 국내 알로에 시장의 1%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의 알로에 관련 생산기업들이 멕시코나 텍사스 등의 현지 농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알로에를 재배하는 농장들이 있으며, 한림알로에가 손꼽히는 것은 기존 알로에와는 달리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사포나리아를 주력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사포나리아는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 성분이 많다고 해서 명명됐습니다. 생잎으로 쓰는 알로에 중 약성이 가장 순하며 식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서 먹으면 풋사과 맛이 날 정도로 아주 맛있습니다.”

재배 기술도, 판로도 없던 시기 아버지와 사포나리아 재배를 시작한 허 농부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포나리아 선도 농업인이 되었다

유기농기술포인트1 - 사포나리아. 수분관리가 중요

사포나리아의 장점은 병해충에 대한 피해가 거의 없으며, 다년생 작물이기 때문에 물과 광 조절만 잘하면 안정적인 수확을 할 수 있다.

“유기농업을 할 때 대부분 병해충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포나리아는 병해충 관련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광 관리와 수분관리입니다.”

다년생 작물인 사포나리아는 식재한 후 2년부터 10년 이상 꾸준히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다. 하지만 수분관리를 잘 못하면 열과가 발생하고, 열과된 사포나리아는 상품 가치가 없어져 폐기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시기에는 작물의 생육을 살피며 조금씩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사포나리아 재배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장마철 짓무름 발생입니다. 몇 년 전까지는 습도조절로 피해를 최소화 했는데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해 30일 넘게 비가 오거나, 갑자기 장마 이후에 고온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확을 하면 알로에 잎이 바로 짓무르는 현상이 발생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알로에의 생리를 파악해 장마철에는 전조 재배(식물의 광주기성을 이용해 일조시간을 늘리거나 줄여 생리를 조절하는 방법)를 실시해 밤에도 광을 주었더니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2 - 발효의 힘! 알로에식초

한림알로에는 알로에 주스, 비누,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력상품은 바로 ‘알로에식초’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하고 있는 식초는 전통방식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만든 알로에 자체 발효 식초이다.

“100% 유기농 알로에를 가지고 2단 발효를 실시해서 만듭니다. 우선 와인발효를 시키고 선별된 초산균을 이용해 초산발효를 시킨 후 1년 이상 숙성해 부드럽고 진한 식초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정을 이용하거나, 임의로 공기를 주입하면 빨리 식초가 만들어지지만 저희는 농진청의 특허 기술에 전통방식을 첨부해 초산균이 살아 있는 국내 유일의 유기농 알로에 식초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3 - 치유농업. 농업에 재미를 더하다

한림알로에는 우수식생활 체험공간, WPL 현장 실습 교육장, 꿈길 진로체험기관, 6차 산업인증, 농촌교육 농장 등으로 지정되어 교육과 체험, 그리고 치유농업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처음에 농장을 시작할 때부터 치유농업을 생각했습니다. ‘알로에도 행복하고, 고객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농장을 추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치유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치유와 농업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잡초 제거작업, 모종 작업이 단순히 고된 노동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백명이 함께 농업과 작물을 이해하고, 함께 풀을 뽑는 일련의 과정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노동의 농업이 아니라 재미의 농업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한림알로에는 김해시농업기술센터, 김해치매안심센터와 함께 치유농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건복지부의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치매예방 및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1:1 매칭 시범사업으로 치매환자와 돌봄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사포나리아 외에도 유칼립투스, 무화과 등을 함께 재배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오일 추출로 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되며, 특유의 향으로 치유농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화과도 기존 농민들이 재배하는 생과용 무화과가 아니라 가공전용 무화가 품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배도, 농사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판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저희가 생산한 알로에와 다양한 가공품들은 기존에 찾아온 회원들과, 체험을 통해 자체 소비가 되고 있습니다. 가공과 체험, 교육 등이 융복합되어야만 경쟁력이 있습니다. 유기농 알로에 재배, 가공, 치유농업과 교육농업이 함께 어우러진 곳. 바로 한림알로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