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에서 2년 연속 삶 만족도 1위를 기록한 고창군, 이곳에서 유기농한라봉을 생산하는 마지막 농가가 있다. 유기농이 아니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 말하는 ‘하늘愛그린농장’ 최성순 대표는 농업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 말한다. 건강과 맛을 모두 잡은 유기농한라봉을 소개한다.

엄정식 기자

환경을 생각하는 마지막 농부

귀농한지 7년, 주변 농가들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어떤 농가보다 깊은 최성순 농부는 농사의 기본은 당연히 유기농인줄 알았다고 말한다.

“우연한 기회로 유기농한라봉 농가를 알게 됐고, 농장 인수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귀농을 결심했을 때부터 친환경을 생각했습니다. 아마 관행농업이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족, 소비자, 자연을 생각하며 정직하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유기농업으로 재배하다보니 땅이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지렁이, 두더지, 도마뱀 등 다양한 동물들이 농장에서 발견되는 걸 보면 깨끗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자연이 키우고 농부가 관리하는 한라봉

어떤 작목이든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는 무한한 박수를 받아도 부족하다. 그만큼 유기농업은 힘들다는 뜻이다. 제초부터 수확까지 최성순 농부도 온 가족이 함께 농장을 키워왔다.

“남편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유기농과 관련된 교육은 직접 찾아서 듣기도 하고, 좋다는 건 다 해본 것 같습니다. 버섯배지는 기본으로 어분을 활용한 관주부터 톳, 알로에 등을 발효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교육 받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영양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뿌듯합니다.”

잘 자라는 한라봉만 있다면 좋겠지만 옆에서 같이 자라는 잡초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특히 여름의 하우스는 실내 기온이 50℃를 넘어 제초작업에 힘이 들 뿐만 아니라 모기와의 전쟁은 말도 못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농한라봉을 보면 기운이 솟는다고 말한다.

“저희 한라봉은 6동의 하우스 시설(3,000평)에서 평년 20t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산 나무가 570주 정도 있습니다. 수확한 한라봉은 상하농원, 급식, 임산부꾸러미를 비롯해 온라인판매, 업체 납품 등 여러 판로를 통해 소비자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

토양관리, 영양관리부터 방제를 위한 친환경자재까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을 위한 최성순 농부의 도전은 끝이 없다. 설 명절을 전후로 이루어지는 수확시기를 제외하고도 1년 내내 할 일이 많다고 하는 최성순 농부.

“유기농이 가장 힘든 이유는 아무래도 병해충이지 않나 싶습니다. 방제를 위해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돼지감자, 멀구슬나무, 할미꽃뿌리, 자리공 등은 기본으로 사용하고 최근에는 녹차도 병행해서 사용합니다. 녹차는 살균 효과도 있고, 저장 시 저장기간을 오래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래도 내성이 강한 충들이 생겨나 끝없는 전쟁 같습니다. 최근에는 친환경자재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르티노이드 성분이 많아 항산화효과에 좋고,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회복과 감기예방, 노화방지에 탁월한 한라봉은 최성순 농부의 자랑이다.

“바로 수확한 한라봉을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당도가 높아져 최고의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효소액비, 발효퇴비, 천연약재로 토양미생물을 활성화시켜 지력과 수목의 건강을 키워 깊은 향과 맛을 가득 담았습니다.”

친환경 선택한 새내기 고창 농업인, 선배에게 노하우 배운다

‘한반도 농생명 식품수도’, 전북 고창군이 친환경 농업확대를 위해 선·후배 농업인의 기술교류를 추진한다. 올해 초 고창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고창군수, 친환경농업 전문가(멘토 6명), 친환경 희망농업인(멘티 6명) 등 15명이 참석한 ‘친환경농업 전문가 위촉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친환경 희망농부 육성지원 사업’을 통해 고창군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한 청년인력을 확보해 ‘안전한 먹거리 천국 고창’을 확대시키기 위해 열렸다. 친환경농업 전문가(멘토)는 친환경농산물 인증 경력이 3년 이상인 농업인으로, 친환경농업 희망농부(멘티)와 1:1 매칭된다. 선배의 지도로 후배 농부가 친환경농업을 배우고 실천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강부덕 친환경농업 전문가(멘토)는 “다음달부터 9개월간 박선구 희망농부(멘티)에게 벼와 수박의 친환경 재배기술과 경험을 열심히 전달해 안전한 먹거리의 소중한 가치를 실천할 친환경 농업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기상 고창군수는 “앞으로도 청년들이 친환경농업에 희망을 갖고 도전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친환경농업을 통한 안전농산물을 생산하고 브랜드화 시켜 고소득을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