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아시아에서부터 지중해 전역에 걸쳐 자생하고 있는 식물 무화과. 국내에서는 전남 영암, 고흥, 그리고 경남 지역에 주로 식재되어 판매되고 있다. 무화과는 잎 겨드랑이에 주머니 같은 꽃봉오리가 발달해 그 속에 많은 작은 꽃들이 들어 있지만, 밖으로 피지 못해 사람들이 꽃을 잘 보지 못해 무화과(無花果)라고 불린다. 전남 유기명인 중 최연소 유기명인을 자랑하는 고흥의 공슬기(42) 유기명인을 만났다.

김경윤 기자

공 대표의 슬기로운 유기명인 생활1- 대도시 부산에서 고흥으로 귀농, 결과는 대만족

다도해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전남 고흥군 도덕면. 이 곳에 햇살이 내리는 언덕 위에 작은 집과 무화과농장이 펼쳐져 있다. 여화원(如畵園), 이름처럼 그림 같은 농장. 이곳의 주인은 올해 전남도에서 최연소 유기농명인으로 선정된 공슬기 대표다. 12년 전 부산이 고향인 젊은 부부는 따뜻하고 농사짓기 좋은 땅을 골라 고흥으로 귀농해 유기농 무화과로 경제적 안정을 일구고 힐링은 덤으로 얻고 있다.

“남편과 저는 귀농 전에 대기업 조선소에서 근무하면서 선박 설계일을 했었습니다. 중국 주재원으로 4~5년 근무도 했었고, 남편 경우 승진도 코앞에 두고 있었는데...... 일상이 너무 각박했고 귀농에 대한 꿈은 더 커져서 다부지게 선택했습니다.”

공슬기 대표가 지난 2010년 12월 25일 귀농을 결심했을 때를 설명했다.

공 대표의 슬기로운 유기명인 생활2 - 일년 자재비가 300만 미만

공 대표가 무화과를 재배 작물로 선택한 이유는 ‘적게 벌더라고 느리게(여유 있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속성과수에 해당하는 무화과는 고흥의 경우 식수 후 1년 이면 과수가 달릴 정도로 수확시기가 빨랐다. 현재는 9,088㎡(약 3,000평)의 면적에서 평균 20~30톤 가량의 유기농 무화과를 수확하고 있다. 물론 처음 1~2년 동안은 소득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귀농 3년 부터는 수확과 소득이 꾸준히 늘면서 안정감을 찾았는데, 공 대표는 그 비결로 경제성을 꼽았다.

“무화과는 6.5~7.5pH의 알카리성 토양에서 잘 크는 작물입니다. 토양이 계속 알카리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석회, 칼슘 등의 자재를 사용합니다.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는 자재가 이 정도 있고 연간 자재비용이 300만원 이내입니다.”

공 대표는 농자재 비용을 최소화 하는 알뜰 경영을 먼저 이야기 했다. 유기농으로 무화과를 재배하기 때문에 제초제 및 화학비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동자액비, 해초액비, 황토유황, 자리공, 목초액 등의 천연농약 및 액비 등을 자가제조해 사용하고 있다. 육묘 역시 자가 육묘를 하고 있고, 수확 할 때 빼곤 다른 인력을 쓰지 않기 때문에 외부 인건비 지출 역시 아주 적다.


공 대표의 슬기로운 유기명인 생활3 - 무화과 반가공으로 완판, SNS에 적극적

평균 20~30톤 가량 생산되는 유기농 무화과 중에서 생과 원물 판매는 5톤 정도다. 나머지는 건조 후 반 가공으로 판매된다.

“무화과는 과가 연해서 저장성이 약하고, 다층으로 적과 할 경우 과가 물러져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고심 끝에 ‘건조해 반가공으로 판매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여화원의 핵심 고객층은 40~50대 여성층이 가장 두텁다. 부모님 선물을 위해, 식이섬유가 많아서, 그리고 위장·장운동에 좋아서 등 무화과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 대표가 스스로 원물을 시식 했을 때 제대로 맛이 느껴질 때만 판매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대단하다.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인스타그램, 네이버 스토어팜 등의 SNS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여화원만의 특징이다.

꾸준히 여화원의 사진을 계정에 올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젊은 농업인인데 전남도에서 유기명인으로 선정해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기회가 된다면 고흥 도덕면 내 지역민들과 함께 유기농 무화과 재배 면적을 더 늘려 지역 소득 확대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공 대표는 나지막하게 향후 포부를 밝혔다. 전남에서 성공적인 귀농인의 삶을 일군 공 대표의 슬기로운 유기명인 생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