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오리농법과 유기농, 그리고 휴대용 제초기계 호킹으로 월간 친환경에서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는 일본의 후루노 다카오 씨. 완주에서 태어나 농업을 공부하던 한 청년은 후루노 선생에게 유기농업을 배우고, 고향으로 돌아와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백성백작, 즉 백가지 일을 하고 백가지 농작물을 수확하며 즐거운 농사를 짓고 있는 박천환 농부를 만났다.

이경민 기자

매일 매일이 새로운 유기농업

“농업이 힘드냐고요? 당연히 힘들긴 하지요. 하지만 연수생활 때 배웠던 유기농업을 하나하나 실험해 보고,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매일 수확해서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을 하는 일도 작은 즐거움입니다. 매일 매일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일이 바로 유기농업입니다.”

완주에서 소규모 다품목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청년농업인 박천환 대표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박 대표는 대학 4학년 때 자신이 직접 계획해 대학 해외파견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유기농업을 연수 받았다. 오리농법과 호킹으로 유명한 후루노 다카오 선생에게 유기농업을 연수 받고, 일본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그는 고향인 완주로 돌아와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3무(無: 농약, 화학비료, 친환경농자재)농장. 촌티농장

박천환 대표의 오리가족 촌티농장에는 농약과 화학비료, 거기다 친환경농자재까지 없다. 말 그대로 농약이 없었던 예전 시절의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유기농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농약과 화학비료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친환경농자재도 사용할 수 있지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농사를 짓기 위해 친환경농자재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원래는 퇴비도 직접 제조해 만들고 싶었지만, 현재는 퇴비장을 만들 여건이 되지 않아 유기농 퇴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직접 퇴비를 생산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후루노 선생이 강조한 백성백작이란 말처럼 백까지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아니지만,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고, 환경관리와 토양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별다른 병해충 피해는 없다고 한다. 10월에는 시금치를 심어 1월부터 수확을 하고, 마늘과 양파, 무도 함께 재배를 한다. 수확이 끝나는 3월이 되면 옥수수를 정식하고, 옥수수 간작으로 옥수수 정식 한 달 후에는 서리태를 심는다. 이후 같은 작목을 다시 심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작목으로 윤작재배를 하고 있다.

“유기농으로 소규모 다품목을 재배할 수 있었던 것도 완주지역의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로컬푸드 매장에서 유기농을 찾는 고객들은 많지 않지만, 조금 더 다양한 품목을 재배해 완주 로컬푸드 매장에 유기농산물의 비중을 늘리고자 합니다. 또 작은 꿈이 있다면 오리농법으로 키운 쌀을 생산하고, 그 쌀을 이용해 지역의 특산주를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