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IMF 사태가 전국을 쉽쓸 때, 26살 청년 김상용도 회사를 정리해야 했다. 남들은 계속 도시에 남아 이직을 엿보고 있었지만, 청년 김상용의 선택은 고향 여수로 귀농이었다. 국가산업단지가 밀집되어 있던 여수는 IMF 당시에서 경기가 살아 있었기도 했고, 귀농으로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수시친환경농업협회 초대 회장 김상용 돌산버섯농장 대표를 월간친환경에서 만났다.

김경윤 기자

전남농업기술원과 ‘노루1호’, ‘노루2호’ 품종 등록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여수시 돌산읍. 여수 돌산도는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인 동시에 시내 읍면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곳이다. 시금치와 갓김치의 주산지로도 유명하다. 김상용 대표의 돌산버섯농장은 프리미엄 버섯인, 노루궁뎅이 버섯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노루궁뎅이버섯이 생소하던 지난 2001년부터 재배를 시작해 전남농업기술원과 함께 노루궁뎅이버섯 품종선발 실증시험을 통해 우량종균으로 인정받고 있는 ‘노루1호’와 ‘노루2호’ 품종을 등록하는데 기여했다. 실제로 돌산버섯농장의 버섯재배사 내부를 보면 육안으로도 형세가 훌륭한 노루궁뎅이버섯과 참송이 버섯이 빼곡히 자라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틈새시장 전략, 고급화·차별화 전략만이 살길

김상용 대표도 처음엔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 등을 주력제품으로 재배했었다. 하지만, 버섯업계도 경쟁이 심해지고, 평범한 버섯부터 물량공세에 가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고품질 프리미엄 버섯인 노루궁뎅이, 영지, 참송이버섯 등으로 과감하게 혁신했다. 또 기계설계 전문가였던 전공을 살려 버섯재배사를 작업하기 편한 공간으로 재설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때 혁신이 경쟁력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나름의 버섯스마트팜을 이미 2000년대 초에 시작하고 있었던것이다. 노루궁뎅이버섯의 경우 탄수화물, 단백질, 아미노산, 효소, 무기염류 및 비타민, 베타글루칸, 그리고 에리나신 등 기능성분이 풍부하고 지질과 열량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참송이버섯의 경우 갓이 벌어지지 않고 대가 굵게 형성되는 특징을 갖는다.

모양과 육질, 맛은 송이버섯과 유사하며, 배양 6개월에 생육 4개월 등 총 10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송이 버섯의 경우 비타민E의 7,000배가 넘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에르코티오네인이라는 성분이 함량되어 있으며, 베타글루칸이 약 27% 함유되어 있다.

버섯재배의 핵심은 시간단축과 기계화

김 대표는 현재 버섯재배만 25년의 경력이고 고급버섯류들이 주력이지만, 이 산업이 녹록지않았다. 한국 버섯의 주 수출통로였던 중국이 자국산 버섯으로 서서히 한국산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수출길은 좁아졌으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다. 김 대표 25년 동안 여수 및 전남의 버섯 대부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철저한 기계화와 인터넷을 통한 95% 이상 직거래에 있었다. 특히 버섯재배 기계화를 통한 시간 단축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사)여수친환경농업협회 창립총회, 초대 회장엔 김상용 돌산버섯농장 대표

지난달 22일 (사)여수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여수시친환경농업협회로 명칭을 바꾸고 여수시농업기술센터 농업인교육관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그간 자생적 단체로 자조금 운영 등 어려움을 겪어온 (사)여수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친환경농업협회로 전환하면서, 일종의 발전적 해체를 가지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또 조직 활성화를 통해 친환경농업 발전과 농가 권익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정기명 여수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계인사 및 친환경농업인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 정관제정, 활동계획 수립, 임원선출 등이 진행됐으며, 초대회장으로 김상용 돌산버섯농장 대표가 선출됐다. 김상용 회장은 “청정자원과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여수시는 친환경농산물을 다양화 시키면, 다각도로 유통·판매를 진행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식엔 정기명 여수시장, 유장수 전남친환경농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