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말 유명한 농장에 가면 스타팜 선정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일반인들은 스타팜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데, 스타팜(StarFarm)이란, 친환경, GAP, 전통식품 등 국가 인증 농식품 생산을 선도하는 대표 우수농장을 뜻한다. 엄청난 경쟁 속에 선발되는 만큼 농장의 유명세만큼이나 농장제품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이런 치열한 경쟁률에도 은퇴 후 귀농하여 스타팜을 당당히 거머쥔 농부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 이정모 농부다.

손무경 기자

뽕나무의 친척?

굿가시나무, 활뽕나무, 구지뽕나무. 이들은 모두 하나의 나무를 지칭하는 말이다. 식물계의 ‘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모든 부분을 식자재로 활용 가능한 나무. 바로 꾸지뽕나무다. 요즘 세대는 꾸지뽕나무가 뭔지 잘 모르지만, 꾸지뽕나무의 어원은 실로 ‘MZ스러움’ 그 자체인데, 뽕나무보다 단단해 ‘굳이뽕나무’라고 불리던 것이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으나, 뽕나무와 닮아 ‘굳이 뽕나무를 하겠다’ 하여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꾸지뽕나무의 열매인 꾸지뽕은 사실 굉장히 귀하고 맛도 좋다. 하지만 건강식품의 이미지가 강해 이전의 오가피나무가 그러하였듯 젊은 세대에게 어필이 어려우며, 생과 유통에도 문제점이 있다 보니 아직은 가공식품으로의 활용이 우세이다.

꾸지뽕은 ‘어불근리’하게도 그것이 가진 우수한 영양학적 가치로 인해 가공에 어려움이 많은 과일이다. 꾸지뽕은 지구상의 모든 과일 중 가장 높은 25% 이상의 단백질함량으로 그 우수함을 자랑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로 인해 가공작업 시 부패속도가 빠르고 발효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불쾌한 냄새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꾸지뽕은 약 13~14°Bx에 달하는 당도로 남녀노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지만 가공작업의 애로에도 가공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국내 유통되는 꾸지뽕 생과 중 대부분은 품질 미달의 문제와 함께 검은색 얼룩이 있는 것과 미숙과가 시중에 유통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가 기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꾸지뽕 과일은 저장성이 약한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냉동을 하면 냉동과일 특유의 풍미 저하를 피하기 어려워지기에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꾸지뽕은 열매뿐만 아니라 잎과 뿌리, 그리고 줄기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이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

나라가 인정한 상위 0.01%의 별

올해로 귀농 15년을 맞은 이정모 농부의 별명은 ‘이 대령’이다. 실제로 대령으로 전역한 이정모 농부는 “군대에서 복무할 때에도 받지 못했던 별을 농부가 되어서 받았습니다”라고 웃으며 귀농 후 찾아온 인생의 2막을 누구보다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정직이 생명’이라는 사명아래 유기농을 실천하는 이정모 농부는 5,000평 규모의 꾸지뽕 밭과 가공식품 공장을 누구보다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이 농부는 본인이 말하는 정직이란, 내가 만든 제품을 내가 즐겨먹을 수 있어야하고, 직원이 느낄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뒷받침 하듯 이정모 농부의 새만금 유기농 꾸지뽕 농업법인유한회사의 가공시설은 마치 새것처럼 깨끗했다. HACCP 모범 업체로서 HACCP 인증원에 강의도 나간다는 이정모 농부는 지난달 22일 코엑스 푸드위크(제 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서 전국 식품업체 중 20곳만 선발한다는 HACCP 우수업체로 선발되어 시상을 받기도 했다. 유기가공식품으로 스타팜 인증을 받은 이정모 농부는 “식품으로 치료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라며 “건강관리의 기본은 먹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라고 말했다.

친환경에는 신념이 있다

지금은 분명 한국에서 으뜸가는 농민인 이정모 농부도 처음부터 귀농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친환경농민들의 최고의 적, 잡초 때문이다. 이정모 농부는 꾸지뽕 재배지에 잡초에 탁월하다는 민들레와 토끼풀을 심어 잡초방제를 시도하였으나 1년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려워 요즘에는 직접 제초를 하고 있다고 했다. 1년 동안 5~6회 정도 제초를 한다는 이정모 농부는 농장의 규모로 인해 적은 인력으로 넓은 부분을 손제초하기가 힘들어 농기계를 활용한 전동제초를 한다고 말했다. 유기농은 돈이 많이 든다는 말이 있다. 그 말대로 이정모 농부는 통상적인 화학자재 대비 4배 비싼 친환경 비료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업은 농산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수량도 관행농업 대비 적습니다. 수익구조에 대한 기대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농업을 계속 하려면, 친환경에 대한 본인만의 신념이 있어야 계속 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는 이정모 농부는 “100세 시대 행복의 조건은 건강이기에 행복한 삶을 위하여 친환경식품생산이 필수라는 신념으로 유기농 생산, 유기농 가공식품을 제조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좋은 것으로 최고의 것을 만들어 드립니다.

정성과 체계적인 관리로 재배한 꾸지뽕은 현재 4,000평의 재배지에서 연 3~4톤 정도 수확하고 있다. 잎부터 줄기, 뿌리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꾸지뽕이다 보니 약 4톤의 수확량 중 잎과 줄기는 1.2톤, 줄기는 600kg, 뿌리는 400kg을 차지한다고 한다. 열매는 한 나무에서 약 50kg씩 수확한다는데, 한 개의 열매 당 대략 20~30g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확량이다.

“정말 힘들게 키운 것이거든요. 꾸지뽕은 동의보감에도 나올 정도로 약재로도 훌륭한 것이라 더욱 신경이 쓰이죠. 그런데, 꾸지뽕은 사실 건강에 좋은 효능이 열매보다는 잎과 뿌리 등에 훨씬 많아서 소비자들이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직접 진액도 추출 해 제조하기 시작한 거예요”

이정모 농부는 본인이 정성들여 키운 꾸지뽕을 가정에서 활용하면 제대로 효능을 내기 어려운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에서 기능식품들을 우려서 음용하는 행위는 사실상 색소가 빠진 것이지 영양분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약용작물에서 건강기능성분을 추출하려면 100°C가 넘지 않는 온도로 최소 3시간 이상 추출해야하는데, 이를 가정에서 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꾸지뽕은 끈적한 진액으로 인해 추출이 더욱 어려운데, 본인이 가진 전문지식을 활용해 최대효율로 뽑아낸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더욱 이용하기에 편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귀농으로 완성한 마음 따뜻한 노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보람 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이정모 농부는 모든 과정을 ‘소비자가 먹는다면’이라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관리했다. 대령 출신을 증명하듯 각잡혀 정리된 자재들과 설비, 먼지 한 톨 없는 생산시설은 신뢰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임을 보여주었다. “식품은 장기복용하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지뽕은 식품자체의 독성이 없고, 강산성과 같은 특정성분으로 인한 위궤양의 문제도 없으며, 유기농으로 재배하다보니 잔류농약은 물론 중금속 걱정도 없어 안심하고 장복할 수 있습니다”라며 꾸지뽕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 이 농부는 사회복지사1급 자격증 보유자답게 13년째 본인의 제품을 시에 물품기부하며 노인복지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 고위급 공무원이 은퇴하면 편하게 지낼 거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귀농으로 더욱 행복하고 뿌듯한 인생의 2막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귀농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정모 농부의 모두가 건강하고 보람찬 귀농의 꿈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