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고 모두를 살리는 길이 바로 생명농업, 유기농업이 아닐까요?” 전북 진안에서 평생을 유기농업에 바친 서귀동 농부는 언젠가는 친환경·유기농업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인삼보다 더 귀하다는 유기농 도라지를 재배하는 서귀동 농부를 만났다. 

이경민 기자 

내가 살길은 바로 친환경

전북 진안에서 유기농 도라지를 재배하고 있는 서귀동 농부. 서 농부는 초창기 가톨릭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생명농업을 시작했다. “땅과 자연을 살리는 농업, 생명농업을 외롭게 시작했지만, 언젠가는 친환경농업을 중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고 시작을 했습니다. 농촌에 있던, 도시에 있던 먹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올바르게 유기농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작목을 찾다 서귀동 농부가 처음으로 선택한 작물은 바로 고사리였다. 3,000평에서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시작한 고사리와 더덕을 재배하기 시작해 서울에 우리농 본부로 납품을 시작했다. 서울 교구에서는 각 성당마다 직거래를 실시해 어려운 유기농사지만 지속적으로 유기농을 찾는 고객들이 있어 이를 꾸준히 진행했다.

유기농 도라지, 작부체계를 고민하다 

논의 경우에는 도라지를 캐고 2~3년 벼 농사를 짓고 나면 다시 도라지 재배가 가능해 서귀동 농부 작부체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밭보다는 논에서 도라지 재배가 잘 되지만, 이것 또한 연작재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논에 도라지를 심고 2~3년간 재배 후 다시 벼 농사는 2~3년 진행하고, 이후 다시 도라지를 심는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도라지를 심기 전 예정지 관리는 인삼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초 봄에 수단그라스나 호밀을 뿌리고 6~7월 트렉터로 로터리 작업을 해준다. 이후 제초작업을 하고, 토양의 지력을 충분히 회복한 후에 다시 도라지 재배가 시작된다. 영양분의 공급은 초기에는 밭에서 수확한 뒤 남은 부산물과 축분, 율무껍질, 톱밥 등을 섞은 뒤 4년 넘게 숙성 해 완숙퇴비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유기농 유박을 사용하고 있다. 

제초 문제가 가장 큰 걱정 

유기농 도라지는 자가채종포에서 씨앗을 채종 한 후 직파작업을 해 준다. 직파작업 이후 싸리비를 이용해 씨앗 위에 얇게 흙을 덮어준다. 어느 정도 습기가 있어야 발아가 잘 되기 때문이다. 이후 차광막을 덮으면 20일 정도 이후 발아가 된다. 하지만 도라지 보다 먼저 올라오는 것이 바로 잡초이다.

“도라지 재배에서 가장 큰 애로는 바로 잡초제거입니다. 파종 이후 차광막을 걷고 나면 시작하는 일이 제초작업입니다. 일 년에 8회 정도 잡초제거를 하는데 예전에는 농촌에 사람도 많고 인건비도 많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인력으로 제초작업을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멀칭재배도 실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