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시작된 친환경농업의 꿈
지난달 찾은 백련영농조합은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확장 공사 현장을 직접 관리·감독하고 있던 성정호(49) 백련영농조합 대표가 반갑게 맞았다. 함평읍 장년리가 고향인 성 대표는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 그리고 광주의 유수 웨딩업체에서 웨딩매니저 과장을 역임하다
지난 2007년 귀향해 친환경농업과 마을발전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고향 함평엔 부모님이 물려주신 6,000평의 논과 700평의 밭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벼와 밭작물로는 가장의 어깨를 펼만한 소득이 나올 수가 없었다. 고민 중에 성 대표가 만난 게 친환경 농업이었다.
성 대표는 2009년부터 마을에 10명의 동료를 모아 작목반을 구성 한 후 우렁이농법으로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다. 3년 동안은 마을사람들로부터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었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법이 안정되고 유통이 활성화되는 데엔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아이쿱과 긴밀한 파트너십,확실한 유통으로 부촌으로 도약한 백련마을
백련영농조합이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7년 성 대표가 아이쿱과 대량 납품계약을 성사시키면서부터였다. 지난 2017년 성 대표는 백련영농조합의 아이쿱에 유기 벼 100톤을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생산과 유통 각 단계에서 유기농의 확산을 염두해 둔 아이쿱은 백련영농조합의 규모와 성 대표의 유기영농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백련영농조합과 아이쿱 간의 유기농 파트너십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점점 더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엔 유기벼 450톤 납품계약을 맺었으며, 작년 7월에는 친환경 흑보리 250톤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와 같은 아이쿱과 대규모 계약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백련영농조합과 함께하는 마을 작목반, 그리고 농가 소득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함평의 부촌마을, 백련마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항산화·항당뇨 기능 흑찰보리 각광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백련영농조합이 아이쿱과 함께 기능성 작물에 대한 재배와 계약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물이 흑찰보리다. 흑찰보리는 일반 찰보리에 비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또한, 혈당을 낮추고,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찰보리는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항산화 성분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흑찰보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흑찰보리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소화 과정에서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의 위험이 있는 사람이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품목다변화로 백련 부촌명성 이어가, 교육시설 추가해 젊은 백련마을 만들 것
성정호 대표의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사실 지난 2007년 귀농 이후 성 대표가 걸어 온 길은 단지 영농조합 대표만의 길은 아니었다. 마을 이장으로 활동, 학교운영위원장으로 활동, 마을 방범대원으로 활동 등등 애향심 가득한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활동해 왔다. 성 대표의 이런 활동은 마을, 전남친환경농업협회, 전남도청 등 관련기관에 널리 알려졌다.
주경천 전 전남도청 친환경농업 과장은 “성정호 대표가 이끄는 백련영농조합은 영농조합이 평범한 시골마을을 변화시킨 대표적 사례”라고 말한다. 유장수 전남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성 대표의 활동에 관해, “전남 친환경농업이 가야 할 길은 젊은 청년 영농인들이 많이 지역 사회에 활동하면서 친환경농업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도와 주는 역할이다”라고 말하며, “성정호 대표가 모범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정호 대표는 백련마을과 관련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성 대표가 향후 더 몰입하고 싶은 분야은 ‘청년농업인 교육사업’이다. 성 대표는 지난 22년 농식품부 ‘친환경 농업기반구축사업’ 선정을 계기로, 향후 교육사업에 더 많은 투자로 젊은 백련마을을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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