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월간친환경 11월호 귀농창업특집 전남편에서는 당시 농촌진흥청의 귀농창업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사업에서 멘토와 멘티로 활동하고 있었던 나눔농장 박영일 대표와 정담은농장의 김지훈 대표가 소개됐었다. 당시 멘티로서 왕성하게 농업 기술을 습득했던 김지훈(44) 대표는 어느덧 지역의 베테랑 유기농업인으로 성장해 있었다. 월간친환경에선 10년차 베테랑 유기농업인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김지훈 대표를 만났다.

| 김경윤 기자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귀농

정원엔 아담한 소나무들이 식재되어 있고, 옅은 붉은색 벽돌이 돋보이는 박공형 단독 주택.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 위치한 김지훈 정담은농장 대표

의 집이다.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로망의 전원주택이다. 경주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대전과광주에서 의료기기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하던 김 대표는 각박한 도시 생활과 스트레스로 인해항상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일주일에 삼일 이상 저녁 10시 이후에 퇴근하는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은게 힘들었습니다. 고맙게도 와이프가 먼저 ‘이렇게 살지말고 시골로 귀농하는 게 어떻냐’라고 권해 줬던게 시작이었습니다.”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양시가 시골과 시댁인데, 김지훈 대표의 와이프는 남편의 건강과 가정을 위해 과감하게 험지를 택한 것이다. 결과는 행복과 힐링의 일상이다.

2015년 농진청, 농업농촌창업가 현장실습교육 성공한 귀농인의 든든한 토대역할 해

김지훈 대표가 처음부터 착실하게 귀농 준비를 했던 것 아니었다. 시행착오 역시 많았는데, 당시 농업정책의 수혜를받으면서 안착 할 수 있었다. 김지훈대표가 성공적인 유기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5년 당시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역량개발과에서 주도했던 ‘농업농촌창업가(귀농인)현장실습교육’ 사업이 있었다.

당시 농진청 역량개발과 박공주 과장이 진두지휘하고, 전문교육팀의 김사균 박사, 이남수 지도사(현 지도관, 농진청 대변인실)가 설계해 실천했던 이 사업은 선도농가와 귀농연수생을 매칭시켜 귀농인의 현지적응력을 배가시켰다. 또 ‘귀농’에서 ‘창업’ 중심으로 전통적 귀농개념을 탈피해 사업과 경영마인드를 농업의 근간으로 둔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농 10년, 토양이 살아나니 소출늘고 자심감 넘쳐

처음 귀농 당시엔 벼, 작두콩, 여주 중심의 작물을 재배했었다. 지금은 조금 품목을 다변화 시켜 고추, 블루베리, 작두콩, 벼 등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 벌써 유기농 10년차 농부가 된 김지훈 대표, 요즘 김 대표는 자신감이 넘친다.

“땅을 10년째 유기농으로 가꾸다 보니, 소출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입니다. 특히 고추의 경우 톱밥을 기본 퇴비로 하고 수확 후 고추를 그대로 갈아엎고, 고추+생선 액비로 유기물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미생물 활동이 좋고 수확도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귀농 후 유기농업에 집중했던 김 대표는 자체 유기농 메뉴얼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처음 미생물 축출과 배양이 중요했다. 김 대표의 미생물 주 공급처는 마을 뒷산에서 공수한 부엽토다. 그리고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하는 미생물도 간간이 공수해서 사용한다. 김 대표는 미생물 배양이 가장 중요하며, 톱밥이 단연 효율적이고 지속적이라고 말한다.

“유기농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미생물 배양과정입니다. 자체 실험 결과 톱밥퇴비에 미생물을 배양하는 것이 볏짚보다 효과가 더 지속되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김 대표는 심지어 톱밥퇴비는 10년 동안이나 효과가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직접 사용하는 톱밥도 보통 톱밥이 아니다. 김 대표는 해남 지인을 통해 공급받는 소나무 발효 톱밥만 사용한다.

유기농 힐링 문화 전파하는 힐링전도사 되고파

영농환경이 안정되고 소득상승도 누리게 되면서 김 대표는 더 큰 꿈과 포부를 가지게 되었다. 향후 하고 싶은게 있다면 농업을 활용해 농업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컨텐츠로 전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유기농에 대한 철학을 더 완성시켜 고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고, 체험들의 경험을 통해 농업을 통한 힐링과 행복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지금의 꿈을 위해 치유농업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으며, 농업과 웰니스를 접목시킨 농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귀농해 정착하고 가정 역시 행복한 모습을 보이자, 도시에 나가 있던 친척들도 함께 영광으로 귀농했다. 김 대표의 처형가족과 매제가정 역시 영광으로 귀농해 각각 정원수 재배와 농식품 가공업에 종사하면서 농업이 가져다주는 힐링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