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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30 11:23
[동행인터뷰] 흙살림 이태근 회장 - 유기농 과학화에 앞장서 온, 흙살림 이태근 회장.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의 길을 걷다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51  

국내 친환경·유기농업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유기농업의 아버지라 불렸던 원경선 풀무원 원장, 한국 농민운동의 대부인 유달영 박사, 대한민국의 사회 운동가이자 생협운동가인 박재일 회장, 영원한 농림부 장관, 김성훈 장관 그리고 흙살림 이태근 회장을 꼽을 수 있다. 1991년 ‘유기농업의 과학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흙살림이 어느덧 30주년을 맞았다. 유기농 과학화에 앞장서 온 선구자, 흙살림 이태근 회장을 만났다.
| 김경호·이경민 기자 |

농민혁명, 유기농 혁명, 미생물 혁명에 바친 인생...
Q. : 올해로 흙살림이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텐데

A. 이태근 회장(이하 이): 괴산에 내려온 지 38년이 되었습니다. 농민들과 함께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헌신하겠다는 생각에 연고도 없는 괴산에 내려와서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20대 때는 민주주의 혁명에 빠져 있었고, 30대에는 농민혁명을 위해 농민들을 만나고, 협동조합 운동도 했습니다. 농민들이 협동을 해야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40대가 되어 둘러보니 치열하게 투쟁하던 농민들도 다국적 기업의 농자재를 사용해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미생물이라는 것도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것들만 사용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미생물부터라도 국산화로 해보자는 생각에 유기농 혁명을 꿈꾸었습니다. 1991년 괴산미생물연구회를 시작으로 유산균도 만들고, 미생물 균배양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하다 보니 50대가 되어 미생물 혁명을 꿈꾸며 미생물 국산화에 매진했습니다. 60세는 이순(耳順)이라고,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와 판단이 성숙해 남의 말을 받아들이는 나이라고 합니다. 60세가 넘고 나니 이제는 ‘나 스스로의 혁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유기농업과, 흙살림과 함께 했지만 나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미생물의 국산화라는 첫 걸음을 시작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친환경·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이 유통중심으로 조직화 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생산, 정책, 인증, 유통, 그리고 농민들의 철학이 함께 어우러진 정책이 절실히 필요...
Q. 유기농의 관행농업화에 대해 우려를 하셨는데

A. 유기농의 핵심은 흙입니다. 어찌됐든 흙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흙살림’이라는 이름도 짓게 되었습니다. 유기농의 관행농업화라는 것은 화학농약대신 추출물 농약, 화학비료 대신 구아노나 기름 짠 찌꺼기를 쓰는 것으로 패턴이 고스란히 변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정부 정책의 방향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정책이 유기농업을 농가들의 소득증대 측면으로만 보니깐 생산, 그리고 고품질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정책 자체를 농자재 지원 쪽으로 잡았기 때문에 우리 농민들은 정부 정책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관행농업화를 해결하는 것이 유기농업 발전의 첫 번째 키라 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업은 생산, 정책, 인증, 유통, 그리고 농민들의 철학이 함께 어우러져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유기농의 철학이 담겨있는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잔류농약 검사가 아닌 농사과정 중심의 인증시스템의 개선, 세 번째는 유기농을 기반으로 하는 학교급식 정책의 변화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흙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유기농업의 철학이 가장 중심에 있어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생명의 시대로~
Q: 30주년을 맞이하는 흙살림의 2막은 어떤 모습입니까?

A.: 지금까지 비판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농촌은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농촌공동체가 형성이 되어야 하고, 우리 농촌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친환경·유기농업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친환경·유기농민들의 철학이 앞으로 우리 농촌을 바꿀 것이라 생각합니다. 흙살림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친환경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상생협력이 점차 확대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흙살림은 유기농업의 과학화라는 기치를 내걸며 친환경농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30주년을 맞은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생명의 시대로’입니다. 친환경·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 한 명 한 명의 행복을 만들어 주는 흙살림, 유기농업의 철학을 전파하는 흙살림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